<주간 환율 전망대> FOMC에 눌렸던 환율, 美 고용지표에 상승?
2021-05-03 11:44
지난주 까지만 해도 달러화는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영향 등에 약세를 보였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1105원까지 하락하면서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준은 지난주 열린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하면서 기존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등 양적완화 조치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언급하면서 이와 관련해 추가 진전이 있을 때까지는 이른바 테이퍼링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주 후반 달러화는 반등했다. 최근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데다 연준 내에서도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 등을 반영한 움직임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번주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 후반 발표되는 미국의 4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의 스탠스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4월 중 미국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자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수급보다는 글로벌 달러의 움직임 등 대외 변수에 방향이 좌우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 위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환율이 최근 1120원 부근에서 추가 상승이 막히고 있다는 점에서 이 레벨을 제대로 돌파할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환율은 4월 중 삼성전자 등의 배당금 지급으로 수 십억 달러의 역송금 수요가 집중됐음에도 1120원 부근에서 상승세가 제한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환율의 추가 상승을 가로 막은 주된 요인이었다.
국내 증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마무리된 가운데, 지난달 큰 폭으로 증가한국내 수출 실적을 감안하면 계속해서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업체 물량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통관기준 수출은 511억9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증가했다. 이는 2011년 1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도와 글로벌 달러 움직임 등 대외 변수들이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주도하고 있지만 서울 외환시장의 자체 수급은 환율을 1100~1130원 정도의 레인지 안에 가두고 있다. 지난주에도 1110원 아래에서는 수입 업체들의 결제 수요와 국민연금 매수 물량 등이 유입되면서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주 미국에서는 금요일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전에 연준 관계자들의 연설 일정이 다수 예정되어 있어 이에 금융시장이 이에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파월 의장은 4일 새벽 전국지역재투자연합(NCRC)의 연례 컨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