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神] ”독자 입장에서 생각하기...베스트셀러 출판 비결이죠“

2021-04-28 08:00
경매 전문가 '송사무장', 부동산 분야 출판사 1위
성공 비결은 '소비자 눈높이 맞추기'
"부자로의 징검다리 역할하고 싶어"

‘송사무장’이라는 필명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경매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송희창 대표는 지난해 ‘투자의 신’으로 아주경제에 소개됐다. 상가 월세로만 7000만원을 벌어들이는 그는 “부자란 돈과 시간 두 가지 모두를 가진 사람”이라며 자신만의 부자관을 전달했다.
[투자의 神] ‘상가로만’ 월 7000만원...송희창 대표가 생각하는 부자란

이번에는 사업이다. 그는 손대는 아이템마다 성공하는 ‘사업의 신’이기도 하다. 온라인 교육 사이트 ’행크에듀‘는 부동산 분야에서 1등을 달리고 있고, 최근에 개설한 유튜브 채널 ’행크tv'는 구독자 20만 명을 돌파했다. 40만 가입자 ‘행복 재테크’ 카페 대표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송 대표는 10년 전 설립한 출판사 ‘지혜로’를 알라딘 인터넷서점 부동산 투자 분야 출판사 1위에 올렸다. 지금까지 출판한 책은 단 24권. 직원 3명의 작은 출판사가 내로라하는 대형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배경을 듣기 위해 부천 사무실을 찾았다.
 

[송희창 지혜로 대표. 경매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10년간 출판사를 운영 중이다. '행복재테크' 카페와 유튜브 채널, 행크에듀도 운영 중이다.(사진=지혜로)]


- 알라딘 부동산 투자 분야 출판사 1위를 달성했다. 소감을 전한다면.

“개인적으로 돈 벌고, 부자 되는 일 다음 목표가 중요했다. 사람 수명은 정해져 있지만, 책은 영원하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제가 쓴 베스트셀러로 책장을 꽉 채우고 싶기도 했다. 이번에 (그동안의 결과물들이)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  2012년에 설립됐지만, 그동안 출판 서적도 24권에 불과하다. 대형 출판사도 아니다. 성공 비결이 무엇인가.

“현재 직원이 3명 있다. 대부분 업무는 외주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처음 집필한 두 권은 다른 출판사에서 냈는데,  회사 소속 디자이너가 있다 보니 그 직원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디자인되고,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저는 처음부터 책을 오래만들 수 있는 환경을 생각했고, 그 방법으로 외주 시스템이 가장 적합했다.

첫 번째 작품인 ‘부동산 경매의 기술’은 이름 없는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사무실은 반지하에 있었고, 디자인도 뛰어나지 않았다. 출판사 파워도 크지 않았지만, 내용을 잘 담았더니 베스트셀러가 됐다. 입소문이 나면 다른 부분이 부족해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2005년도 사례가 담겼는데, 아직도 경매 분야 1위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됐던 다른 경매서는 지금 다 안 보인다. 과거 법률사무소에서 일한 경험을 독자들이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했다. 지식도 중요하지만, 재미있게 풀어내고 싶었다. 완독할 수 있는 경매 서적이 목표였고, 스토리 형식으로 집필한 전략이 주효했다. 지혜로는 어려운 분야도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그 내용을 쉽게 담아 낸다. 좋은 내용으로 잘 구성하면 독자들이 계속 찾아 준다.“


- ‘송사무장’이라는 브랜드 파워는 베스트셀러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놀라운 점은 무명의 다른 저자가 쓴 책도 모두 성공했다.

“세금 분야는 사실 인기가 없는데, 지혜로에서 출판하고 2년 만에 5만부 넘게 팔렸다. 업계에서도 깜짝 놀랐다. 소송 관련해서도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냈다. 비인기 분야가 아니라, 그동안 쉽게 풀어 쓴 책이 없던 거였다. 우리는 경매 외에도 세금, 토지, 상가 등 다양한 서적을 출판했다. 이런 분야는 기본적으로 내용이 어렵다. 출판사를 처음 시작할 때 자신했던 부분은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 쓰는 능력이었다. 저자 역량도 중요하지만, 편집이나 가독성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 대중화가 성공의 포인트라는 건가.

유익하고, 쉽고, 체계적인 책을 강조한다. 경제‧경영 분야는 필력이 좋은 분들이 많지 않다. 정보나 기술력이 있는 것이지 글을 잘 써서 성공하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글을 써오라고 하면 자기 자랑밖에 없다. 독자들이 정작 알고 싶어 하는 A부터 Z까지 구성을 잡아 놓지 못한다. 지혜로 출판 서적은 어떤 농지를 샀다 하면, 농지를 어디서 찾고, 현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과정별로 설명한다. 저자에게도 해당 투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내용을 요구한다.”

 
사고 싶은 상품을 팔아라, 입소문의 힘을 믿어라

- 코로나19로 출판업이 전체적으로 힘들다. 이런 시기에도 매출이 증가했다.

“매년 평균적으로 10~15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그동안 24권 밖에 출판하지 않았지만, 아직도 서점에서 모두 판매되고 있다. 스테디셀러는 마케팅으로도 만들 수 없다.

대형 서점 담당 직원도 지혜로는 희한한 출판사라고 말하더라. 코로나19 시기에 다른 출판사들은 다 쓰러져 가는데, 우리만 역주행하고 있다는 거다. 독자들은 지혜로 책을 한 번 읽으면 계속 우리를 찾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의 입소문이 한몫했다. 블로그 등에서도 좋은 책으로 소문이 났다. 입소문은 그만큼 꾸준하다.


- 송 대표는 출판사 운영 경험이 없었다. 다른 출판사도 못 하던 일을 어떻게 해낼 수 있었나.

“지금도 많은 사업을 하고 있지만, 어떤 사업이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첫 번째 포인트다. 많은 이들이 스스로 기술자, 전문가라고 말하지만, 소비자와 눈높이를 맞추는 사람은 별로 없다. 출판업에서도 내가 소비자로서 읽고 싶은 책을 만들었다. 건축을 해도 내가 살고 싶은 집, 펜션 사업에서도 놀러 가고 싶은 공간을 만들면 된다. 항상 소비자가 정답이다. 사업을 할 때 두려움이 없는 편이다. 내가 어떤 소비를 하고 싶은지는 스스로 알고 있다. 무엇을 읽고 싶은지 알았기에 출판업도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

경력직원은 잘 안 뽑는다. 경력직은 이전 출판사에서 경험한 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출판은 이런 형식을 갖춰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는 식이다. 정작 독자들이 원하는 내용과 구성에는 집중하지 못한다. 저는 출판에 관련된 서적을 한 권도 보지 않았다. 기존 제도에 들어가지 않고, 남들과는 다름을 갖추고 싶었다.

우리는 한 권을 출판하는데 1~2년씩 걸린다. 구성만으로도 엄청난 고민을 해서 오래 걸리면 3년까지 작업한다. 한두 달 만에 만든 책과 1~2년 편집한 결과물은 상대가 안 된다.“


- 대부분 무명 저자를 등단시켰다. 저자는 어떻게 발굴하나.

“행복 재테크라는 커뮤니티를 이끌다 보니까 많은 사람을 만난다는 장점이 있다. 출판사의 키포인트는 저자 발굴에도 있다. 그동안 제가 읽었던 이야기는 모두 부자가 됐던 사람들의 경험이었다. 지혜로 저자들은 모두 실제 성과를 거둔 분들이다. 본인이 돈을 못 벌었으면 좋은 책이 나올 수 없다. 이 원칙은 행크에듀 강사를 선발할 때도 같다.”

 
코로나도 못 막은 재테크 열풍

[송 대표 사무실에 진열돼 있는 지혜로 출판 서적들. 10여 년간 출판된 24권의 책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사진=지혜로)]

- 젊은 세대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는 지혜로 서적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데도 영향을 줬다. 부동산, 주식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토지 투자 등 최근의 전방위적 관심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더는 급여만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다. 경매만 해도 유행을 타지 않는 기술이다. 많은 사람이 꾸준히 부를 쌓고 있다. 재테크의 효과를 본 사람들은 친인척이나 친구들에게 소개한다. 이런 성공 사례들이 온라인, 유튜브로 알려지고, 입소문 난 결과가 아닐까 싶다.”


- 부자의 삶에 관한 관심, 동경도 커진 것 같다.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부자들의 삶이 노출되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 영상이 큰 영향을 줬다. ‘이런 삶을 살 수도 있구나’ 하는 걸 알게 되고, 돈에 대한 거부감도 바뀌고 있다.

(부자 되는 방법을 소개한) ‘엑시트’만 해도 출간한 지 6개월 만에 6만 부 넘게 팔렸다. 부자를 향한 관심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최근에는 몽골에서도 출판 문의가 왔다. 나라마다 법과 질서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 부자 되는 방법은 큰 틀은 같다. 그 원리만 알아도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출간 계획을 말한다면

“‘지혜로’라는 이름을 제가 지었다. ‘지혜로 가는 길’이라는 의미로, 이 길로 가면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부자가 되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 때는 부자를 만나야 한다. 부자를 만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은 책을 보는 거다. 지혜로를 통해 많은 사람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 그 길의 징검다리가 되고 싶다. 우리 출판사가 그런 역할을 했다고 하면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