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 조정세 갈림길 앞 '바이든 증세·연준 FOMC'에 다시 몰리는 눈

2021-04-26 04:01
골드만삭스 "곧 역풍 직면할 수도"...도이체방크 "이달 주가 10% 빠진다"
한 주간 굵직한 일정 다수, 높은 변동성 장세 우려...나스닥 부활에도 주목

이번 주(26~30일) 뉴욕증시는 조정세(현 수준에서 약 10% 하락하는 장세) 국면 앞에 다가서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차 인프라 계획 발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4월 정례회의,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과 핵심 기술기업 실적 발표 등 굵직한 일정도 앞두고 있어 높은 시장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한 주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하락세 여파와 바이든 행정부의 증세안, 2차 인프라 투자 계획 등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0.46% 하락했지만, 3만4000선을 유지했으며,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0.13%와 0.25% 떨어졌다. 전주까지 다우와 S&P500지수는 4주 연속, 나스닥지수는 3주 연속 기록한 오름세가 끊겼다.
 

지난 한 주간 다우지수 등락 추이. [자료=시황페이지]


2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는 "월가의 유력한 분석가들이 증시 강세장의 '일시 정지' 상황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수익 일부를 현금화할지, 아니면 주식을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명 투자은행(IB)들은 잇따라 조정세의 도래를 우려하면서 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주식시장이 곧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본격화할 올 2분기에는 증시 수익률이 다소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보다 앞서 도이체방크는 최근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세 조짐을 보이면서 이달 S&P500지수의 예상 목표치를 10%가량 낮춰 조정 장세 진입을 예상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는 연말 주가 목표치를 현 수준에서 8% 낮은 수준으로 조정했다.

이에 대해 샘 스토발 CFRA 수석 투자전략가는 "S&P500지수는 177일마다 5%씩 하락해왔는데, 최근 시장은 이와 같은 하락세 없이 211일 동안 강세장을 지속해 왔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사태에서 전례 없는 통화·재정 부양책이 나온 이후 '조정세'는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이후 S&P500지수가 두 번의 조정세를 맞았는데, 이때 지수는 평균 12일 동안 8%의 손실을 맞았고 이후 45일 동안 회복세를 보인 뒤 전고점을 경신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달 초부터 옵션시장에서 '오픈 콜옵션 대비 오픈 풋옵션 수치'의 1개월 이동평균선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1년여 만에 가장 큰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는 옵션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대한 손실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회사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그룹의 크리스 머피 파생상품전략 공동 본부장은 "최근 시장에는 잠재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주가를 불러올 촉매제가 부족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따라서 이번 주 이어지는 각종 대형 이벤트가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증시 조정세의 향방은 바이든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에 달렸을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8일 의회 연설에서 1조 달러 규모의 2차 인프라 투자 법안인 '미국 가족 계획(American Families Plan)'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2조2500억 달러 규모의 1차 인프라 법안(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 Job Plan)에 연이은 대규모 재정 투자안이다.

그러나 시장은 미국 연방정부의 지출 계획보다 향후 재정 충당을 위한 증세 계획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 백악관은 연 10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자본이득세(양도소득세)를 현행 20%에서 39.6%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부유층에 대한 미국 연방정부의 세율을 최대 43.4%까지 높일 수 있어 큰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이러한 세제 개혁안이 실제 의회에서 실현하기 어렵다고 전망하며 지나친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지만, 아직 바이든 행정부의 세율 이슈는 시장 가격에 완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오는 27~28일에는 연준이 4월 FOMC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대부분이 이번에도 연준 정책의 큰 변화를 예상하진 않지만,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강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에서 혹시라도 발생할 금융시장 혼란세를 방어할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강한 경기회복 기대감과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나타난 기저효과에 따른 지표 호조세에 각종 부문에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1.55%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언젠가 갑작스레 튀어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남아있다.

이에 대해 이안 린젠 BMO 미국 금리 전략 헤드는 CNBC에서 "현시점에서 연준은 통화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연준이 각종 지표가 개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는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테슬라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핵심 기술기업들이 올 1분기 실적을 줄줄이 발표하는 일정이 나스닥시장의 부활세를 촉발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 및 일정
이번 주 핵심 경제지표는 연준의 FOMC 회의 결과 발표와 1분기 미국 GDP 예비치, 연준이 참고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는 연율 6.5%로, 직전 분기인 연율 4.3%보다 높아진 것이다. 다만, 올 2분기 GDP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며, 1분기 GDP 호재는 이미 시장에 대체로 반영한 상태라는 것이 중론이다.

아울러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1.8%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전 분기에는 각각 0.1%, 1.4% 올랐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봉쇄로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4월에는 3%를 넘어서는 등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크게 뛸 수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예상 범위다. 따라서 3월 지수가 예상치를 벗어나 2% 수준을 상회한다면, 투자자들의 불안세는 커질 수 있다.

26일에는 테슬라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3월 미국 내구재수주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지수도 나온다.

27일에는 S&P·케이스실러와 FIFA에서 각각 3월 미국 주택가격지수를 발표하며, 리치먼드 연은이 제조업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를 공개한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4월 정례회의가 시작한다. MS와 알파벳, AMD 등 기술기업과 제너럴모터스(GE), 비자, 스타벅스 등은 실적을 내놓는다.

28일 연준이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를 발표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통해 2차 인프라 계획과 증세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애플과 페이스북, 퀄컴, 보잉, 포드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29일에는 미국 노동부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발표하며,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GDP) 예비치가 공개된다. 아마존과 트위터, 캐터필러와 맥도널드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30일에는 미국의 3월 근원 PCE 가격지수와 개인소득이 나온다.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석유메이저와 아스트라제네카,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