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오세훈표 부동산정책] 토지거래허가제 카드…"집값 못잡고 풍선효과 우려"

2021-04-21 07:00
오 시장 당선 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급등
전문가들, 규제 효과 제한적일 것

급등을 멈추고 진정되던 서울 아파트값이 서울시장 선거 1주일 만에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사진=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규제 완화 기조를 수정한 것은 시장 당선 직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주간 누적 기준으로 1.12%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0.13%)과 비교하면 10배에 달하는 상승률이다.

특히 강남구·송파구·양천구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강남구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245.2㎡가 6개월 전 67억원(9층)보다 13억원 오른 80억원(11층)에 거래되면서 전국 아파트 최고가 거래기록을 갈아치웠다.

송파구는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잠실동 주공5단지를 비롯해 신천동 미성·크로바·장미아파트,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등 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었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5㎡의 경우 작년 9월 23억원(9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는데, 지난달 24억3300만원(5층)에 계약서를 쓰면서 직전 신고가 대비 1억3300만원 올랐다. 준공 34년째를 맞은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2단지 전용 163.44㎡는 작년 7월 27억원(13층)에 최고가 거래 이후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30억5000만원(7층)에 팔리면서 8개월 만에 3억5000만원 오른 신고가에 거래됐다.

양천구는 목동 신시가지 11단지가 지난달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음에도 시장 선거 이후 호가가 20억원으로 기존 거래가(17억4000만원·66.6㎡)대비 2억~3억원 뛰었다.

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투기 차단을 위해 대치·삼성·청담·잠실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을 억제하지 못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미 집값이 많이 오른 상태이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사업성을 좌우하는 규제는 서울시장 권한으로 풀 수 없기 때문에 지금 내놓고 있는 강구책이 집값을 안정화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통해 특정 단지를 규제하는 것도 그 외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제대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상거래 행위 조사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정한 가격', '이상한 거래'라는 의미 도 모호하고, 공정한 가격인지를 판단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시장의 수요, 공급 원칙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그렇게 치면 매수자는 많은데 매물이 없어서 한꺼번에 10억, 20억씩 오른 일부 팬트하우스 거래는 모두 부동산 공정거래가격 위반으로 단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