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에도 건당 자동차 수리비용 급증…자보 손해율 '비상'

2021-04-20 12:00
보험개발원, AOS 수리비 청구 실적을 분석 결과 발표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보험의 수리비 청구건수가 감소했지만, 1건당 수리비 청구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손보업계는 자동차 운행이 증가하는 올해 손해율이 또다시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개발원은 자동차수리비온라인서비스시스템(AOS)의 자동차보험 수리비 청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작년 AOS청구건은 285만1953건으로 1년 전보다 11.2% 급감했다. 매년 증가하던 AOS청구건은 2019년 3.5%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이용량이 감소하면서 감소폭이 커졌다.

반면, 1건당 수리비 청구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작년 1건당 수리비 청구액은 76만5064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최근 3년간 1건당 수리비 청구액은 연평균 7.4% 늘었다. 1건당 수리비용이 증가한 데에는 시간당 공임비 인상이 크게 작용했다. AOS청구건 기준 시간당 공임비는 지난 2017년 2만5408원에서 2018년 2만6546원, 2019년 3만499원, 2020년 3만952원으로 매년 상승했다. 보험개발원은 이 밖에 첨단안전장치와 알루미늄 패널, 고비용 수용성 도료 사용 등 차량부품 비용 상승 등도 수리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보험개발원은 코로나19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미치는 영향이 올해부터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월별 수리비 청구 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이전까지 코로나19 확진자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3차유행 이후 지난해 12월 확진자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수리비 청구지수는 둔감하게 반응했다.

수리비 청구 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월별 AOS수리비 청구건수를 코로나19 확산 전 3년간 동월 평균 건수로 나누어 백분위 값으로 나타낸 지수다. 이 지수가 100을 하회하면 수리비 청구건수가 예년보다 낮은 것을 의미한다.

[자료=보험개발원]


이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처음 실시한 지난해 3월 수리비 청구지수는 80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났다. 대구와 경북지역의 경우 68까지 하락했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된 지난해 6월에는 청구지수가 95까지 회복했고, 수도권 2차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된 지난해 8월에는 수리비 청구지수는 81(서울 73)로 다시 감소했다.

하지만 일평균 확진자수가 856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2월에는 수리비 청구지수는 오히려 증가했고, 올해 1월에서야 뒤늦게 감소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작년 자동차보험 수리비 청구건수는 감소했지만, 사고발생 감소율만큼 손해율 개선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확진자수 변동에 따른 수리비 청구건수의 민감도가 저하되면서 올해 자동차보험 수리비 청구건수는 작년보다 증가해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재차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의 경우 첨단안전장치 보급의 확대로 부품비 및 공임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정비업계의 시간당 공임 인상 요구 등 수리비 원가 상승 요인이 산재하고 있다"며 "사고율 개선효과 감소와 지속적인 원가 상승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효과가 2021년에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