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장병 소원수리에 AI 도입 검토

2021-04-20 11:27
챗봇체계 구축 연구용역 발주

해군 구축함 기동 모습. [사진=연합뉴스]


해군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스트레스·불안감이 늘어난 장병들 심리치유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군본부 인사참모부는 최근 온라인을 통해 문자와 음성으로 소통이 가능한 AI 서비스인 챗봇(ChatBot)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발생한 사망 사고 중 69%가 극단적인 선택이다. 해군은 자살 사고 비율을 낮추고자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대면상담 신청 때 '문제장병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선입견으로 상담 기피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챗봇은 대면상담이 필요 없고 시간과 장소 제약을 받지 않는다.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제도를 보완하는 동시에 군대 내 소원수리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소원수리란 부대에서 장병이 불법·부당한 행위로 받은 피해에 대한 구제를 요구하거나, 불합리·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때 지휘관 등이 이를 판단해 처리하는 행위를 뜻한다.

해군 측은 비대면 정신건강 모니터링을 통해 고위험군 장병으로 판단되면 전문가와 연계한 심리치유를 제공하는 체계 마련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챗봇 구축에 앞서 개인정보 수집·처리절차 정립과 AI 윤리기준 마련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군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챗봇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 일반경쟁입찰을 추진하다"면서 "채봇을 통한 비대면 심리치유가 건강한 선진 병영문화 정착에 이바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