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너도 나도 ‘이대남’ 잡기…모병제‧군경력 인정 의무화 약속
2021-04-20 06:55
박용진 "누군가가 짚고 넘어갈 문제를 끄집어낸 것"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용기‧김남국 의원,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 등이 이대남을 겨냥한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대한민국을 바꾸려는 도전과 용기’를 담은 박용진의 정치혁명이 19일 출간된다고 밝히며, 모병제(강제 징병하지 않고 지원자들로만 군대를 유지하는 병역제도)를 공론화했다.
박 의원은 책을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모병제 전환 및 남녀의무군사훈련을 언급하며 “모병제와 함께 최첨단 무기 체계와 전투 수행 능력을 갖춘 예비군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징병제를 폐지하되, 남녀 모두 40~100일간 기초군사훈련을 실시해 예비군으로 양성하자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병역 자원을 높이고 청년세대의 경력단절 충격을 줄여 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병역가산점 제도를 둘러싼 불필요한 남녀 차별 논란, 병역 면제·회피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논란이 무서워서 필요한 제안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며 “언젠가 누군가가 짚고 넘어갈 문제를 끄집어낸 것뿐이다. 청년들을 그야말로 헐값에 강제로 징병해서 그들의 소중한 청년기에 군대에 가게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100대 그룹 초봉 정도 수준의 정말 파격적인 대우를 하게 되면 엘리트 정예강군으로 갈 수 있다”며 “여성이라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전투병은 남성, 비전투병은 여성이라는 성역할 구분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공기업 승진평가에 군경력 반영을 의무화하는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난 1월 기획재정부의 지침으로 공공기관 및 공기업의 승진평가 시 더 이상 군 경력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며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위법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의견 조율 없이 이뤄진 부당한 행정 집행이다. 바로 국가보훈처를 불러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법 모색에 나섰고, 약 3개월이 지난 오늘 약속드렸던 공기업 승진평가에 군경력 반영을 의무화하는 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김남국 의원도 전국 지방자치단체 직원 채용 시 군 경력을 인정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군 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가공무원법 개정 등을 통해 전국 지자체에서 채용 시 군에서의 전문 경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 이 문제는 남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사관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여군에게도 해당되는 청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도 취업지원실시기관이 승진 심사를 할 때 군필 직원의 군 복무 기간을 인정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는 사기업체에 국가가 재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대군인지원법’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공기업뿐 아니라 민간기업에서 전역 장병의 군 경력을 인정해주는 비율이 4년 전 40.5%에서 작년 말 39.7%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민진 정의당 내 청년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선 안 된다”며 “강제 징병과 애국페이로 고통 받고 있는 청년들의 현실을 정말로 개선하기 위한 정치권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군가산점제를 자꾸만 언급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는 군인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국가의 책임을 외면하고 취업 경쟁에서 미필 국민들을 불리하게 만드는 제로섬 게임으로, '돈 안 드는' 방식으로 군인 보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