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 신용등급 강등…수익성 회복 시일 걸려

2021-04-14 16:11
고배당 정책 이어지는 가운데 방향족 계열 수익 회복 당분간 어려워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했다. 파라자일렌(PX), 스티렌모너머(SM) 등 아로마틱 중간 원료의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배당 정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SK종합화학 홈페이지]


14일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나란히 한 등급 내렸다. 양 사는 등급하락의 주요 이유로 △매출 감소 및 방향족 제품 마진 약세 등으로 영업수익성 저하△배당금 지급, 사업인수 등으로 재무안정성 저하 △수익성 회복 제한, 저하된 재무안정성의 지속 등을 언급했다.

SK종합화학은 SK그룹의 에너지 부문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울산석유화학단지 내에 나프타 분해 설비(NCC), 계열제품 설비 등을 보유하고 올레핀·방향족 기초유분, 중간원료, 합성수지 등 다양한 유화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SK종합화학은 유가 하락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6.8조원을 나타냈고, 방향족 제품 마진 약세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 저하의 주된 원인은 PX, SM 스프레드 축소였다. 중국 기업의 공장 증설, 섬유, 화섬 등 전방 수요 부진 여파로 스프레드가 급감한 결과, 두 제품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양 사 모두 올해 수급 여건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PX 스프레드에 대해 "중국의 PTA증설 등 수급 상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PX 증설 부담, 섬유·의류의 제한적인 수요 회복 전망 등을 감안할 때, 공급과잉이 충분히 해소되며 코로나19 이전의 스프레드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중국 등 역내 PX 신증설 계획이 2021년까지 집중돼 있어 해당 부문의 저조한 수급 여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인 영업실적은 다소 저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분투자 확대, 고배당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SK석유화학은 △2017년 미국 다우케미칼 에틸렌 아크릴산(EAA), 폴리염화비닐리덴(PVDC)사업 양수(4767억원) △2019년 중한석화 유상증자(1875억원) △2020년 프랑스의 아르케마사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부문 인수(4488억원) 등에 나선 가운데 지주사에 대한 배당은 꾸준히 이어갔다. SK석유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2018년과 2019년 8000억원, 2020년 7000억원을 배당했다.

투자와 배당 기조는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이 악화되며 외부차입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7.3배로 전년 0.7배보다 크게 상승했다. 2019년까지 SK종합화학은 자체 보유 현금, 영업으로 창출한 현금으로 빚을 1년 내로 모두 갚을 수 있는 기업이었으나, 지난해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같은 조건으로 17년이 지나야 빚을 갚을 수 있는 회사가 됐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급등했다. 지난해 말 기준 32.4%로 직전 해의 21.0%보다 11.4% p 상승했다.

유 연구원은 "수익성 회복 지연과 투자 및 배당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고려할 때, 저하된 재무안정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