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늘의 뉴스 종합] "반도체 공격적 투자" 압박한 바이든...삼성, 中 어쩌나 '셈법 복잡' 外
2021-04-13 20:30
◆"반도체 공격적 투자" 압박한 바이든...삼성, 中 어쩌나 '셈법 복잡'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미국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 방식으로 참석한 글로벌 기업 CEO들에게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미국을 기다려주지 않는데, 미국도 기다릴 이유가 전혀 없다"며 반도체 공급망 확대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특히 반도체 웨이퍼를 직접 들어 보이며 "이 웨이퍼는 인프라"라며 "우리는 과거의 인프라를 고치려는 게 아니라 미래 인프라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기업을 다수 초청한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것 자체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동맹'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에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은 백악관 요구에 즉각 화답했으나 삼성전자는 미국의 요구에 쉽사리 답하기 힘든 처지에 놓였다. 차량용 반도체를 거의 생산하지 않는 데다,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투자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삼성전자는 미국이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해소를 위한 생산량 증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는 방안과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에 대한 증설 계획을 검토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현재 추진 중인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팹 신설에 더해 추가적인 설비 확대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미국 파운드리 팹 투자 규모를 최대 200억 달러까지 늘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화웨이 "미국제재로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무너져...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도"
화웨이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발생한 원인이 '미국의 제재'에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 기업의 거래를 제한하면서 다른 공급사에 영향을 미쳤고 반도체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는 주장이다. 화웨이는 결국 최종 소비자인 고객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공급난이 지속되면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칼 송 화웨이 글로벌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 사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반도체 부족 현상은 한 기업이 제재를 받으면 이에 연결된 벤더들도 영향을 받는 악순환으로 일어난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는 재료와 복잡한 디자인, 상당한 자본 투자가 중요해 각각 장점을 가진 기업이 하나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데, 화웨이가 제재를 받으면서 반도체 위기로 상황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경우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사장은 "일본과 한국, 유럽과 같은 반도체 선진국과 협력해 글로벌 공급사슬을 다시 형성하고, 반도체 가격 상승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기술 패권을 다투고 있는 미국은 지난 2018년부터 화웨이에 세 차례 제재를 가했다. 미국 기술이나 소프트웨어가 활용된 제품을 화웨이와 그 계열사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화웨이 주력 제품인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다.
◆대기업 CEO 총출동하는 文 주재 경제장관회의…핵심 의제는 '반도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5일 소집할 확대경제장관회의에 국내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직접 기업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셈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CEO들은 반도체와 전기차, 조선 등 주요 전략산업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반도체가 회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반도체 기술을 성장시키고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도 이를 심각하게 인식해 반도체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천명한 상태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기업인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 등이 주요 기업인들과 만나 반도체 문제 등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해오고 있다. 유 실장과 이 실장은 지난 9일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과 만나 최근 반도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4·7 재·보궐선거 패배로 상실한 국정 동력을 광폭 경제 행보로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日서 돌아온 신동빈, 반격 카드 준비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 경영 현장으로 복귀한다. 유통과 화학 사업이 부진한 데다 미래 먹거리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신 회장 향후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신 회장은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G9)와 요기요 등 인수·합병(M&A)건을 포함한 사업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아 대대적인 사업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수 가격이 5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경우 적정 인수가를 3조원대로 책정하고 현재 예비실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반발에 발목잡힌 '혁신금융 1호'
혁신금융심사위원회가 14일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지정된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Liiv M)'의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노조 반대가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은행은 재지정 실패 시 가입자 10만명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이유로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열고 혁신금융으로 지정된 지 2년이 된 '리브엠'의 서비스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국민은행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은 금융·통신 결합상품이다. 지난 2019년 4월 금융위에서 혁신금융 지정을 받아 '혁신금융 1호'로 선정됐으며, 같은 해 12월 서비스를 본격 개시했다.
당초 리브엠은 금융업자가 통신업을 영위하는 첫 사례로 국민 실생활에서 가장 필수적인 산업 간 융합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문제없이 혁신금융 재지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국민은행 노조는 혁신금융 지정 이후 사측이 부당하게 리브엠 영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은행 영업점을 통한 리브엠 판매를 비롯해 영업점 성과평가(KPI) 반영과 영업점별 1일 할당량 부여 등을 시도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