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복비 하반기엔 내려갈까…"갈 길 멀었다"

2021-04-12 14:49
업계 이해가 관건…" 6~7월 수수료율 개편 마무리 힘들 수도"

[연합뉴스 그래픽]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1억원을 목전에 두며 초고가 주택 기준인 9억원을 크게 넘어선 가운데, 부동산 복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 6~7월을 목표로 중개수수료 요율 개선에 나서고 있으나, 절차가 까다로워 일정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수수료 요율 개편안은 현재 초기 단계에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토연구원에 중개수수료 개편 관련 용역을 맡겼는데, 실태조사와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 TF를 병행해 운영 중인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역과 논의 모두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은 없지만,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용역은 앞서 국민권익위원회가 마련한 중개보수 요율체계 개선 권고안을 토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권익위는 △중개수수료율 현행 5단계 구간표준에서 7단계 세분화 △구간별 누진방식 고정요율 적용 △거래금액과 상관없이 단일요율제 또는 단일정액제 적용 △매매·임대 구분 없이 0.3%∼0.9% 범위 내에서 중개사가 의뢰인과 협의해 중개보수를 결정하는 방식 등 4가지 안을 제시했다.

권고안대로 요율이 바뀌면 10억원짜리 아파트 매매 중개 수수료가 현행 최대 900만원에서 550만원으로 줄어든다. 공인중개사 업계에서도 이 안에 대해서는 찬성 목소리가 나온다. 생계를 해칠 정도가 아니라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이고 있다. 

현행 제도상 부동산 매매 시 중개 수수료는 거래금액 기준으로, 9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에는 최고 수준인 0.9% 요율을 적용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9억원 이상 주택이 즐비한 상황에서 현행대로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적용을 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현재 공인중개사협회도 국토부와는 별개로 요율 관련 용역을 주거환경학회에 맡겼다. 중개 수수료는 공인중개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각 지역별 공인중개사의 수입·지출 등 현실태 조사, 요율 변경 후 영향, 해외 사례 등이 포함된다. 

당초 용역기한을 6월 말까지로 설정했으나, 정부의 요청으로 5월로 일정을 당긴 상태다. 다음 주께 중간보고가 나오면 대략적인 개선안 방향 파악이 가능하다. 협회는 용역 결과를 TF 회의에 가져가 타협안 찾기에 나설 전망이다. 

그러나 TF의 또 다른 주체 중 하나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찬성 입장을 얻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들은 권익위의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선안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중개 보수요율이 올라가면 소비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다. 

이처럼 국토부와 공인중개사협회가 각각 용역 결과를 최대한 빨리 도출해낸다고 해도 소비자단체와의 이견 조율을 거쳐야 한다. 만약 이 모든 일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고 해도 개선안이 예정된 시일 내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타협안이 마련된다고 해도 요율 체계 조례 변경 권한을 쥔 시도·지자체, 시·도의회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