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공포] 사흘만에 환율 1120원대 회복…强달러 후폭풍 조마조마

2021-04-11 19:00
원자재 수입의존도 높아 환율영향 크게 받아
두바이유, 배럴당 42.3달러서 61.3달러로 상승
금리상승 타고 일각선 "유가 100달러 넘을 것"
강달러 지속 예상 속 국내선 안정적 흐름 전망

[사진=아주경제 미술팀]

환율이 예상보다 빠른 달러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작년 말 1070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최근 1120원대로 올라섰고, 향후 추가 상승 전망도 나온다. 이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상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소비자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 요인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인플레 현실화 여부에 환율의 흐름이 상당 부분을 좌우할 거란 의견도 있다.

◆환율의 급격한 상승,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직결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1117.2원)보다 4.0원 오른 1121.2원에 마감했다. 지난 6일(1119.6원) 1110원대로 떨어졌다가 불과 사흘 만에 다시 1120원대를 회복한 셈이다. 이는 최근 커지고 있는 ‘인플레 공포’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수입 물가상승으로 직결된다. 이후 생산자 물가상승 단계를 거쳐, 소비자 물가 상승(인플레)을 유발하게 된다. 소비재 수입품은 ‘생산자 물가상승’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장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 등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해야 하므로 환율 상승을 통해 받는 영향이 더욱 크다. 통상 환율이 10%가량 오르면 물가는 2.5% 내외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유가 상승이 겹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지난해 평균 배럴당 42.3달러였으나 이달 들어 평균 61.3달러까지 올랐다. 일각에선 금리 상승과 세계 경제활동 확대 등을 이유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가 오름세는 시차를 두고 소비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산업 곳곳에 쓰이는 원유가격이 폭등하면 공장 가동비용, 전기요금 등이 오르며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환율 흐름, 당분간 보합세 이어갈 가능성 높아

따라서 향후 인플레 가능성을 점치는 과정에서 환율 흐름이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시장에선 예상보다 빠른 강달러 흐름이 지속될 거란 전망도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강달러 전망에 동참하고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강한 미국 성장세와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단기적으로 강달러가 예상된다"며 "달러 매도 투자의견을 거둬들인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환율이 당분간 1100원대 초중반 수준에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1조9000억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를 예고하고 있는 점 등이 근거다.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면 달러 강세가 지속성을 갖긴 어렵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100원대 안팎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강달러 요인(경기회복세)과 약달러 요인(대규모 재정지출)이 상존하는 만큼, 결과적으로 큰 변동 폭을 갖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