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 기관 대상 ETF 세일즈 나선다

2021-04-08 00:00
홍콩 현지 상장 ETF 3종 국내 기관 등에 판매…삼성운용, 후선 업무 지원

[사진=삼성자산운용 제공]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이 국내 기관을 대상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영업에 나선다. 그동안 국내 기관을 대상으로 별도의 영업 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기관의 ETF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은 현지 시장에 상장해 운용 중인 ETF 3개 상품에 대한 마케팅에 나서기로 결정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자산운용 본사 역시 홍콩법인의 영업 지원을 위한 업무를 금융당국에 신고한 상태다.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은 현재 △삼성 S&P 고배당 아시아태평양 리츠 ETF(Samsung S&P High Dividend APAC ex NZ REITs ETF) △삼성 S&P GSCI 크루드오일 원유 선물 ETF(SAMSUNG S&P GSCI Crude Oil ER Futures ETF) △삼성 CSI 차이나 드래곤 인터넷 ETF(SAMSUNG CSI China Dragon Internet ETF) 등을 현지 시장에서 운용하고 있다.

이 중 삼성 S&P 고배당 아시아태평양 리츠 ETF는 홍콩 최초의 리츠(REITs) ETF로 홍콩 현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삼성 CSI 차이나 드래곤 인터넷 ETF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법인의 ETF 영업을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경쟁사의 경우 해외법인의 영업을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자회사이지만 법인이 다른 만큼 영업 후선 지원 업무 등에 대해서도 별도의 부수업무 신청이 필요해 관련 절차를 마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홍콩법인을 '아시아 톱클래스' 운용사 도약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고 있는 만큼 '힘 실어주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07년 홍콩법인을 출범한 뒤 2009년에는 아시아 최초 선물 기반 ETF를 출시하며 업계 이목을 끌기도 했다. 당초 싱가포르법인과 함께 글로벌 진출 '투톱'으로 내세웠으나 싱가포르법인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자 철수하면서 아시아 지역 내 유일한 거점이 됐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관의 ETF 투자가 활발해지는 분위기를 감안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연기금이나 금융투자사 등 기관의 ETF 투자가 허용된 이후 최근에는 ETF 편입 비중이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경쟁력을 보다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