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 4월 한 달, 국립극장을 물들일 우리 가락의 선율
2021-04-06 06:00
국립창극단 김준수·유태평양의 ‘절창’, 4월 17일·18일 공연
완창 판소리 ‘채수정의 흥보가’, 4월 24일 이어져
완창 판소리 ‘채수정의 흥보가’, 4월 24일 이어져
우선 완창판소리 ‘채수정의 흥보가’가 오는 2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1984년 시작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올랐던 꿈의 무대이자,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본연의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명실상부 '최초·최장수·최고' 완창 무대다.
채수정은 국립국악고에 진학한 후 여러 명창으로부터 ‘목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판소리에 본격 입문했다. 전정민 명창에게 박초월제 ‘수궁가’를 배웠으며 성우향 명창에게 ‘심청가’, 오정숙 명창에게 ‘춘향가’를 배웠고, ‘흥보가’ 예능 보유자였던 박송희 명창(1927~2017)을 30여 년간 스승으로 모시며 ‘흥보가’와 ‘적벽가’ ‘춘향가’ ‘숙영낭자가’ 등을 익혔다.
이후 미국·일본·영국·프랑스·브라질 등 국내외에서 ‘흥보가’와 ‘적벽가’를 여러 차례 완창하며 공력을 다져왔다.
채수정 명창이 이번에 부를 박록주제 ‘흥보가’는 동편제의 명맥을 잇는 소리다. 섬진강 동쪽 지역에서 발달한 동편제는 기교를 부리거나 부드러운 느낌을 표현하기보다는 통성으로 힘 있게 내지르는 소리와 말끝의 분명하고 강한 표현으로 굵고 진중한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박록주제 ‘흥보가’는 송만갑-김정문으로 계승되어온 동편제 소리를 박록주 명창이 새로 다듬은 바디(명창이 스승으로부터 전승한 한 마당 전부를 음악적으로 절묘하게 다듬어 놓은 소리)다. 사설을 간결하게 다듬었을 뿐만 아니라 장단의 변화를 통해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채수정은 소리판을 쥐락펴락하는 능력이 탁월한 소리꾼으로 정평이 나 있다. 판소리 고유의 즉흥성을 살려 관객을 무대로 친숙하게 끌어들이는 데도 능통한 그는 늘 활력 넘치는 소리판을 만들어낸다.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절창(絶唱)’은 국립창극단이 새롭게 시작하는 시리즈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소리꾼의 소리 기량과 진면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무대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스타일의 판소리 공연으로 오늘날의 대중과 더욱 친밀하게 교감하고자 기획됐다.
오는 17일과 18일 양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절창’의 첫 번째 주인공은 판소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는 국립창극단의 김준수와 유태평양이다.
이들은 매 작품에서 주·조역으로 활약하는 창극 배우인 동시에, 유년 시절부터 오랜 시간 구전전승의 방식으로 전통 판소리를 수련하고 체득하며 몸과 정신에 새겨온 소리꾼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1990년대 생으로, MZ세대의 감각을 지닌 두 소리꾼의 전통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매개로 삼아 이 시대의 참신한 ‘소리 판’을 선보이겠다는 진중한 각오로 공연 준비에 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소 멀게 느껴지는 판소리를 대중에게 가깝게 전달하기 위한 두 사람의 고민과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이번 ‘절창’에서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수궁가’를 선정, 완창(完唱)하려면 4시간가량 소요되는 원전을 100분으로 압축하고 다양한 음악적 구성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각색했다.
‘고고천변’, ‘범피중류’ 등 주요 대목을 독창과 합창으로 들려주고, 판소리 리듬에 맞춰 가사를 주고받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한다. 원전의 어려운 한자어를 현대어로 풀어 의미를 더 쉽게 전달하기도 하고, 새롭게 가사를 추가한 장면에서는 직접 작창(作唱)한 소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준수와 유태평양은 평소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두 소리꾼의 찰떡 호흡이 돋보이는 재담, 창극 배우로서 익힌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역할극도 주목할 만하다. 전혀 다른 성음과 각자만의 매력을 지닌 두 소리꾼을 통해 ‘수궁가’의 이면을 들여 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은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별 실행 방안에 따라 ‘객석 띄어 앉기’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