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편전쟁 시절 아니다"…신장 제재하면 보복

2021-03-29 17:12
신장 갈등 격화되자 기자회견 자처
수용시설 여성 "성폭행 절대 없다"
서방 패권 시대 되돌아오지 않는다
"글로벌 기업들 정신 차려라" 경고

29일 중국 외교부와 신장위구르자치구 정부가 공동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위구르족 여성이 수용시설 내 성폭행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사진=CGTN 캡처]


미국 등 서방 측이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을 이유로 고강도 제재를 지속하자 중국이 공식 기자 회견까지 열고 반박에 나섰다.

위구르족에 대한 강제노동과 성폭행 의혹 등을 전면 부인하며, 제재 몽둥이가 스스로를 때리게 될 것이라고 보복을 예고했다.

29일 중국 외교부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정부와 공동으로 기자 회견을 열고 미국 등 서방 측을 맹비난했다.

이날 회견에는 신장 종교계와 교육계, 여성계 인사들은 물론 중국이 직업교육 센터로 부르는 위구르족 수용시설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교육 센터를 졸업했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은 수용시설 내 성폭행 의혹에 대해 "절대 없다"며 "온종일 허튼소리를 지껄이는 게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강변했다.

이어 "만약 당신들의 누이였다면 이런 식의 헛소문으로 명예를 훼손했겠느냐"며 "추악한 언행은 반드시 징벌을 받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다른 참석자는 "신장에서 강제노동이 이뤄지고 있다거나 '제노사이드(집단학살)'가 자행된다는 건 서방 측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성토했다.

H&M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신장 면화 불매 운동에 나선 데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쉬구이샹(徐贵相) 신장위구르자치구 대변인은 "기업들은 경제 행위를 정치화하면 안 된다"며 "외부 세력이 신장 인권 문제를 핑계로 제재를 가한 데 대해 신장 내 각 민족을 포함한 중국 인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이미 1840년의 중국이 아니다"라며 "중국 인민이 당했던 서방 열강의 패권 시대는 지나갔고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40년은 청 나라와 영국 간의 제1차 아편전쟁이 일어났던 해다. 이후 중국은 서방 국가들과의 전쟁에서 잇따라 패전하며 '아시아의 병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쉬 대변인은 "신장 기업을 향해 제재 몽둥이를 휘두르는 건 스스로를 내리치는 꼴"이라며 "글로벌 기업이라면 이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H&M과 같은 기업들은 눈을 비비고 정신을 차려 시비를 똑바로 가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은 신장 인권 침해를 이유로 중국 고위급 인사와 기관·단체에 대해 동시다발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에 중국도 보복 제재에 나서는 등 신장 문제를 둘러싼 양측 갈등이 격화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