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불러온 IPTV 키즈 콘텐츠 열풍…"놀면서 배워요"

2021-03-29 15:1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학습 수요가 늘자 기존에는 학습에 방해된다고 여겼던 TV가 교육 도구로 변신했다. 이동통신 3사의 인터넷TV(IPTV)가 제공하는 키즈 콘텐츠가 학습을 돕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통3사의 IPTV 키즈콘텐츠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KT의 자체 소셜 버즈 분석 시스템인 프리즘(Prism)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코로나 집콕' 연관어 상위 10위 내에 엄마(3위), 육아(5위), 아이(6위), 놀이(7위), 아들(9위) 등 절반가량을 육아 관련 키워드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이 길어지며 육아 고민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TV 역할이 코로나19 초기 공교육 공백을 대체하던 교육 수단에서 육아 보조 역할로 확대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B tv ZEM키즈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이후인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시청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특히 무료 홈스쿨링 콘텐츠는 지난해 3~12월 시청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24% 뛰는 등 이용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SK브로드밴드의 B tv ZEM키즈는 개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최대 3명까지 자녀 프로필을 등록할 수 있어 각각의 연령과 수준, 성향, 시청 이력을 고려해 필요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윤선생, 밀크T, 누리놀이와 같은 프리미엄 학습 콘텐츠도 무료다. 최근에는 캐리소프트와 공동제작한 '캐리와 함께하는 집콕놀이탐구' 콘텐츠를 무료로 선보여 아이들과 부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SK브로드밴드는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KT의 올레 tv 키즈랜드 '홈스쿨' 콘텐츠는 지난해 연말까지 누적 이용량이 1200만건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이용량이 월평균 60%씩 급증했다. 특히 영어 콘텐츠가 인기를 끌어 이용 비중이 80%에 달했다. 키즈랜드 대표 영어 콘텐츠인 ‘스콜라스틱’ 메뉴는 출시 후 누적이용 횟수 9000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캐릭터 영어놀이 콘텐츠 이용량은 전년대비 131% 증가했다.

KT는 최근 추세에 맞게 '놀면서 배우는 영어놀이터'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놀이 학습 강화에 나섰다. 집콕이 늘자 아이들의 TV 시청량이 증가하고, 반복적인 유료 콘텐츠 구매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10월부터 6만여편의 모든 키즈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tv 프라임 키즈랜드' 요금제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 4개월 만인 지난달 기준 가입자가 5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LG유플러스의 U+tv 아이들나라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출시 3년 만에 월 이용자 수가 1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U+tv 가입자 수가 447만7000명인 점을 고려하면 U+tv 가입자 3명 중 1명은 아이들나라를 이용한 셈이다. 지난해 6월 선보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U+아이들나라'는 3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 10만을 넘겼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상황에서 IPTV의 키즈 콘텐츠는 단순한 시청을 넘어 어린아이들의 레저 활동을 대체하는 역할을 해 부모들도 비용을 아끼지 않게 된다"며 "비대면 시대에 IPTV 업계는 키즈, 홈트 등 차별성 있는 콘텐츠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