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軍, 北 순항미사일 도발 '모르쇠'...작년엔 당일 공개

2021-03-25 03:00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사흘 지나 뒤늦게 해명
합참 "군 감시태세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

북한은 2017년 6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다음 날 보도한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24일 새벽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확인됐다. 북한 미사일 발사 사실이 해외 언론을 통해 확인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군 당국은 이날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을 전제로 한 대언론설명)에서 "지난 21일 오전 서해 지역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 당국이 뒤늦게 해명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북한은 지난해 4월 14일에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시 군 당국은 즉각 발사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작년 4월에는 오전에 순항 미사일을 포착했고 오후에 이와 연관돼 공대지 관련 (전투기) 활동들이 있어서 전체적인 일련의 합동타격 훈련이나 연관된 훈련으로 보고 설명한 바 있다"며 "모든 것을 공개하는 건 아니란 걸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시 합참의 언론 공개 기준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정보와 국민의 알권리, 안전과 관련된 부분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군 감시태세를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 미사일 발사 사실을 인지하고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지난 21일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건 한·미가 파악하고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항"이라며 "과거에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양국 합의로 발표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개발한 순항미사일은 중량이 500㎏을 넘지 않고, 최대 사거리도 300㎞ 이하여서 탄도미사일과 달리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체제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위반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