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단일화] ①2차 토론회 마친 박영선-김진애, 무엇을 얻고 잃었나?
2021-03-17 08:00
잡음없는 무난한 단일화…흥행은 실패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16일과 17일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단일화 후보를 결정한다. 양당은 민주당 권리당원, 열린민주당 의결당원 전원이 참여하는 당원투표 결과 50%, 무작위로 뽑는 서울시민 투표 결과 50%를 각각 반영해 17일 저녁 이를 공개한다.
앞서 박 후보와 김 후보는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여성과 여성의 맞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무늬만 단일화가 아닌 진정한 단일화를 위해 두 번의 토론회를 거치고,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단일화에 합의한다고 발표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두 후보의 토론회는 기대만큼 크게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히 크고, ‘어차피 최종 후보는 박영선’이라는 인식이 고정되면서 관심도가 떨어진 탓이다. 또 최근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에 따라 여권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지면서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토론회 과정에서는 적당한 긴장감과 정책 위주의 검증이 이뤄지면서 잡음 없는 단일화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5일 진행된 2차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1년 3개월짜리 시장이 풀어야 할 절박한 공약들은 외면한 채 뜬구름 잡는 공약으로 어떻게 서울시민들을 설득하겠다는거냐”며 “지금 오세훈‧안철수 후보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체성이 모호한 박 후보로는 우리 지지자들을 결속시킬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에게 반기를 든 윤석열의 정치 행보를 비판하지 못하고 김종인 등 민주당의 곳간만 빼먹으려 들었던 기회주의 정치인들과의 친분 쌓기가 과연 자랑할 일이냐. 서울시민들은 폼 잡는 시장이 아니라 묵묵히 현안을 살피는 시장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후보는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은 좋지만 표현 방법에 있어서는 좀 더 서울시장다운 표현 방법을 해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질문하는 시간에 자신의 공약 발표만 늘어놓는 김 후보를 향해서는 “김 후보가 질문하는 시간인데 (공약 발표만 한다)”며 “혼자서 다 하시라. 저는 가만히 있겠다”라고 발언해 긴장감을 불러오기도 했다.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을 언급하며 “부동산 현안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100년 표준' 등 현란한 지시를 내리는 시장은 골치 아플 것”이라며 “허황된 공약에 집착하는 후보로는 시민들 마음에 다가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김 후보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 특별대출펀드 공약을 정조준하며 “서울시장이 어떻게 시중은행을 상대로 관 주도의 펀드를 만드냐”며 “중앙정부와 서울시와의 관계, 민간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못한 공약”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