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R&D 투자 비용 3년 새 77% 증가…기술력으로 '승부'

2021-03-16 21:44
지난해 R&D 비용 2803억7300만원

한화시스템이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늘리고 있다. 기존 방산 사업에서의 기술력 확보와 위성 안테나·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사업에 뛰어들며 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화시스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의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3년 연속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한화시스템의 R&D 비용은 2803억7300만원이다. 전년인 2019년에는 2539억800만원, 2018년에는 1578억2200만원으로 3년 새 연구개발 비용이 77% 증가했다.

R&D 인력도 늘었다. 2019년 862명이던 연구개발 인력은 지난해 1026명이 됐다. 특히 고학력 전문인력이 대거 채용됐다. 늘어난 160여 명의 인력 중 박사 출신 인원이 20명, 석사출신이 77명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처럼 R&D 역량 강화에 집중한 결과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특허도 2019년 1038개에서 지난해 1325개로 증가했다.
 
한화시스템은 기존 방산 부문의 기술력 강화와 신사업 분야 원천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국제적인 R&D 역량평가 기준인 'CMMI' 최신 2.0 버전에서 최고 등급인 레벨 5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CMMI 인증에서 최고 단계인 레벨 5 인증을 따낸 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R&D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존 통신 기술과 연관이 높은 저궤도 위성 안테나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지난해 연말 미국의 위성통신 안테나 제품 판매 업체인 카이메타에 3000만달러(약 330억원)을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맺은 뒤, 올해부터 한국시장 독점 판권을 확보해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선다. 차세대 전자식 위성통신 안테나 공동개발도 진행한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술 벤처기업 페이저 솔루션을 인수해 '한화페이저'를 설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저궤도 위성 안테나는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기지국 없이 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상에서 가까운 궤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기존 고궤도 위성통신보다 속도가 빠르다. 또한 항공기·선박 등에도 안테나를 정착해 해상과 오지에서도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차세대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주목 받으며 업계에서는 2026년에는 시장규모가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UAM 사업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7월 국내 최초로 UAM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에어택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버터플라이'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국의 오버에어사와 손을 잡고 개발을 본격 진행 중이다.

정부 주도로 2022년부터 민관합동으로 진행하는 실증사업 'K-UAM 그랜드챌린지’에도 참여 중이다.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 SK텔레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한화시스템은 기체 개발을 맡는다. 

한화시스템의 신사업 부문은 아직은 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향후 기존 방산과 통신 기술 사업 등과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신사업 부문에서는 42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이와 관련한 연구 개발 및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기존 사업에서도 기술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신사업 부문도 계속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통신 안테나를 항공기·선박·기차·차량 등에 장착해 저궤도 인공위성과 송수신하는 모습을 나타낸 그림. [사진=한화시스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