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데이터 노조 "신보, 낙하산 인사 안돼"

2021-03-16 19:00
한국기업데이터 2012년 민영화에도 신보 출신 임원 꾸준히 낙하산 배치
노조 "과거 낙하산 임원 기업문화 망쳐" 반발

신용보증기금이 민간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데이터에 현 신용보증기금 임원인 최모 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앞서 신보 낙하산 임원들이 직원 편가르기와 사찰 논란을 일으켰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신용보증기금 본사 전경]

16일 한국기업데이터 노조 등에 따르면 신보는 이날 예정인 한국기업데이터 이사회에 차기 전무 후보로 현 신보 임원인 최 이사를 추천하기 위해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는 지난 2018년 8월 신보 상임이사에 선임된 후 지난해 8월 1년 연임했다. 현재 한국기업데이터에는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윤준구 전무가 재임하고 있다.

노조 등에 따르면 신보는 앞서 한국기업데이터의 주주인 점을 활용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차기 전무에 최 이사를 선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내부반발이 거세지자 임시주총을 철회하고 정기 주주총회 전 주주사에게 차기 임원 추천을 받기로 했다. 또 타 주주사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기존 1명이었던 전무직 자리를 3곳으로 늘리는 방안도 이사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지난 2005년 정부의 '신용사회 구현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을 취지로 설립됐다. 설립 당시 신보가 43.63% 지분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2012년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신보의 지분을 시중은행 등에 매각했다. 현재 신보의 지분은 15%다. 이어 기술보증기금,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하나은행 등이 각각 8.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보의 전무직 확대와 차기 임원 낙하산 요구에 대해 한국기업데이터 노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신보 출신 임원이 재임할 당시 구 신보 직원의 갈등을 조장한 데다, 내부직원 사찰로 조직 문화를 망쳤기 때문이다.

2011년 당시 신보 출신 간부가 술병으로 직원을 때려 중상을 입기도 했다. 2015년에는 임원이 전산 관리를 총괄하는 IT관리부장에게 전 직원의 이메일 사찰을 지시하다 노조에 적발되기도 했다.

하연호 한국기업데이터 노조 위원장은 "2012년 민영화가 됐음에도 신보는 한국기업데이터에 임원 낙하산을 꾸준히 내려보냈다"며 "과거 낙하산으로 내려온 임원들 대부분이 내부 직원 간의 편가르기와 사찰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이들 낙하산 임원들은 2005년 설립 당시 채용된 신보 출신 직원을 조직화해 이후 입사한 직원을 차별화했다"며 "이들은 내부 인맥쌓기에 치중하면서 기업 발전에 악영향을 끼친 만큼, 이번 임원 낙하산 임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연호 한국기업데이터 노조 위원장이 신용보증기금 낙하산 임원 선임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김형석 기자]

이에 대해 신보는 "신보는 한국기업데이터 이사회에 신보 출신 임원을 추천하거나 전무이사직 확대 등을 요청한 사실이 없으며, 이와 관련하여 기관 차원에서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임시주총 요구는 임원 임기 도래에 따른 대표이사 선임 절차 진행을 위해 다수의 주주들이 공동으로 요청한 것으로, 신보는 주총 시 의결권 행사 외에 임원 선임 과정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