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당신의 마음은 어느 바람에 흔들리고 있습니까?

2021-03-16 15:55
유정은 마보 대표

[유정은 마보 대표.]

‘팔풍(八風)’ 이라는 말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익을 구하는 마음과 손해를 피하려는 마음, 즐거움을 구하는 마음과 고통은 피하려는 마음, 칭찬을 구하는 마음과 비난을 피하려는 마음, 그리고 유명해지고픈 마음과 무시당하기 싫은 마음의 8가지 바람을 뜻한다. 불교 심리학에 따르면 우리 마음은 세상 속에서 이 8가지 바람에 따라 마치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한다고 한다. 최근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을 떠올리며, 이 8가지 상태 중 어디에 속하는지 심리 테스트하듯 확인해 봐도 재미있겠다.

새해 들어 아침에 일어나 명상을 하면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그 생각이 위의 8가지 상태 중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알아차리는 연습을 했다. 마음챙김 명상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니 세속적 생각들을 많이 내려 놓았다고, 명상을 하면서 평온한 마음에 도달한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내 마음도 마치 망아지처럼 저 8가지 상태들 사이를 날뛰며 돌아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침에 깨서 명상하려고 앉기 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본 날은 특히 더 심했다.

한편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생계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또 다른 곳에서는 유례없는 주식활황에 대한 뉴스가 등장한다. 일어나면 안 될 아동학대에 관한 기사는 너무나 자주 올라온다. 부동산 관련 기사, 유명인에 대한 가십성 기사들도 늘 조회수 상위권을 차지한다. 이런 기사들뿐 아니라 기사에 달린 댓글 또한 사람의 8가지 마음 상태를 너무 잘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아직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범부들인 우리들이 이 8가지 마음 상태를 오가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8가지 상태를 왔다갔다 하면서 우리 마음의 공간이 점점 작아진다는 것이다. ‘내 것’을 움켜 쥐려고 애쓰느라 말이다. 마음의 공간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우리는 마치 눈가리개를 하고 전력질주를 하는 경주마처럼, 경쟁적으로 쫓기듯이 하루하루를 달려나가게 된다. 성공이나 더 나은 삶이라는 실체 없는 목표지점을 향해서 말이다.

나에게 아침명상은 이런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경주마처럼 뛰어나가는 생각들의 속도를 늦추는 시간이다. 무엇보다도 ‘나’ ,’나의 것’을 움켜쥐느라 작아진 마음에 숨을 불어넣어 공간을 늘리는 연습이다. 이렇게 마음에 공간이 생길 때, 비로소 ‘우리’가 보이기 시작했고 모든 것을 ‘나의 성공’과 ‘나의 실패’로 규정짓는 마음의 습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왔다. 올 봄에는 내 마음을 늘 분주하게 하는 8가지 세속적 상태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것은 어떨까? 사실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미 그 첫 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8가지 마음 상태를 알았으니, 앞으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물어보면 된다.

“지금 내 마음은 어느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