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의 독설(督說)] 구본준 때 버려진 LG의 ‘X’, 구본준에 의해 부활할까요
2021-03-15 10:18
LX, Expert・Exciting 등 의미 담은 듯
LG전자 X캔버스・X노트 등 브랜드 사용
구본준 LG전자 대표시절 X브랜드 사라져
국토정보공사와 상표 논란…협의에 관심
LG전자 X캔버스・X노트 등 브랜드 사용
구본준 LG전자 대표시절 X브랜드 사라져
국토정보공사와 상표 논란…협의에 관심
그러면서 재계에서는 LX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당초 구 고문이 독립한다는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구본준(BJ) 고문의 이니셜과 연계해 LJ그룹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LB가 아닌 LJ가 부상했던 것은 이미 LG그룹에서 분리된 LB그룹이 있기 때문입니다.
◆계열분리 때, L・G・S를 핵심적으로 사용
LB는 지난 2000년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4남인 구자두 회장이 LG창업투자사를 중심으로 분리해 2008년 사명을 LB인베스트먼트로 바꾸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LG그룹은 아시다시피 구인회 창업주가 1947년 세운 ‘락희화학공업’을 기틀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1974년 그룹명을 럭키그룹으로, 1983년 럭키금성그룹으로 변경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LG는 1995년부터 사용하고 있습니다. LG는 럭키금성(Lucky-Gold Star)의 이니셜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LG그룹에서 분리된 그룹들은 L, G, S를 핵심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인회 회장의 동생 구철회 회장은 1999년 분리를 하면서 LIG그룹이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LIG그룹이 지금은 방산 전문업체지만 분리 당시에는 LG화재(현 KB손보)를 중심으로 분리했기 때문에 LG사이에 보험(Insurance)을 넣어 그룹명을 정했습니다.
구자두 회장이 2000년 분리 후 LB를 사용한 데 이어 2003년에는 구인회 회장 동생들이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회장이 LG산전과 LG전선을 중심으로 분가해 LS를 사용합니다. LS그룹이 럭키와 스타 첫 자로 시작했지만 현재 ‘Leading Solution’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LG그룹 구씨 일가 동업자인 허씨 일가는 2004년 건설과 정유를 중심으로 GS그룹으로 분리합니다. 현재 LG그룹의 주력 기업인 LG전자(옛 금성사)의 옛 영어이름 약자가 고스란히 다른 그룹으로 넘어간 셈이죠.
2006년에는 구본무 고문의 사촌인 구본걸 회장(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 장남)이 LG패션을 중심으로 LF그룹으로 분리됐습니다.
범LG가 중 영어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구광모 회장 친아버지인 구본능 회장이 동생 구본식 회장과 함께 계열분리한 희성그룹입니다. 구본능 회장은 LG그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전인 1992년 분리하면서 ‘락희 금성’의 뒷자로 그룹명을 사용합니다.
구본식 회장은 2019년 희성그룹에서 분리하면서 LT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이는 LG그룹 상징인 쌍둥이(Twins) 이니셜을 붙여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LG전자, TV・PC・스마트폰에서 ‘X’ 브랜드 사용
LG그룹은 신설지주의 이름을 LX홀딩스로 정하고 오는 26일 ㈜LG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그 의미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X’의 의미가 무엇일지 여러 추측이 나옵니다. X는 로마 숫자 10으로 완성과 무한대를 의미하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또 전문가(expert) 집단을 의미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X’는 그룹명으로 사용한 범LG가는 없지만 LG그룹(더 정확히는 LG전자)이 제품 브랜드로 많이 사용해왔던 알파벳입니다.
대표적인 것인 TV 브랜드인 ‘엑스캔버스(X-Canvas)’입니다. LG전자는 2000년부터 TV에 엑스캔버스를 내세웠습니다. 2010년 LG 브랜드가 전면에 나오면서 사라졌습니다. 당시 LG전자는 액스캔버스를 고정관념을 바꾸고 이제까지와는 새롭고 좋은 것을 취한다는 의미로 전사적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PC와 노트북 시장에서 IBM과의 합작을 정리하면서 ‘X’ 시리즈를 내놓습니다. 익스트림(Extreme), 엑스퍼트(Expert), 익사이팅(Exciting) 등 역동적이면서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는 의미로 X시리즈 마케팅을 합니다.
이 외에도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Q’ 시리즈와 함께 ‘X’ 시리즈도 선보였습니다.
이처럼 LG는 새로운 시작을 할 때 역동적 이미지로 X를 사용해왔습니다. 따라서 LX그룹이 이제야 탄생하는 것이 오히려 늦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본준 고문은 LG그룹 여러 계열사에서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그 중에는 LG전자도 포함됩니다. 구 고문이 LG전자 대표(부회장)을 맡은 시기는 2010~2016년입니다. 의도된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LG전자 X 시리즈 중 가장 성공한 브랜드인 엑스캔버스가 사라진 시기가 구 고문이 LG전자를 이끌기 시작한 때입니다. 결국 구 고문 때 사라진 LG의 X가 구 고문으로 인해 다시 태어나게 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LG가 신설지주 이름으로 LX를 선택하면서 상호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국토정보공사가 LX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LG그룹은 충분한 검토를 한 후 결정한 것인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이미지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상표등록은 해서 이미 사용해 왔기 때문입니다.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서 ‘LX’ 상표를 검색하면 총 1026개가 검색됩니다. 여기에는 LG그룹이 지난 2일과 3일 신청한 ‘LX’ 관련 상표와 이미지 122건의 상표권도 포함됩니다. 또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상표등록도 있습니다.
LG그룹은 LX 상표출원 시 사업분류를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사업과 겹치지 않게 표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즉 업종이 전혀 다른 만큼 두 회사 모두 상표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두 회사의 LX 이미지도 다르기 때문에 모두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혼란은 올 수 있겠죠.
한국국토정보공사는 구 고문이 LX를 사용하는 것에 불쾌감을 표하고 있으며, 조만간 만나 LX 상표 사용에 대한 협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LG그룹도 한국국토정보공사도 각각 체면(?) 때문에 LX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구본준 고문은 LG전자를 이끌면서 사라지게 된 X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을까요. 오는 26일 LG 주총이 기다려지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