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의장 “사고·질병으로 생계 힘든 외식업 사장님 돕겠다”... 첫 번째 기부 행보

2021-03-12 09:45
자녀 대학 장학금도 지원... 저소득층 학생에 노트북 제공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의장이 본격적인 기부 행보에 나선다. 먼저 사고나 질병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외식업계 자영업자에 의료비, 생계비를 지원하고, 자녀의 장학금도 지급한다.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고사양 노트북도 지원한다.

김 의장은 10일 페이스북에 “사회환원 첫 시작으로 교육 불평등 문제와 외식업 사장님들의 지원을 준비했다”며 이 같은 내용의 기부 방안을 공개했다.

먼저 사고나 질병 치료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외식업 자영업자에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고 자녀의 대학 교육을 위한 장학금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5년에 걸쳐 사재로 2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사랑의열매와 기금을 운용한다.

그는 또한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고사양 노트북 1만대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디지털 시대에 정보 격차와 학습 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있지만 저소득층 학생들이 코로나 시기에 온라인 수업을 위해 지원받은 일부 노트북은 아쉽게도 사양이 낮거나 배터리 수명이 낮아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며 “현재 노트북은 옛날의 참고서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하다”며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진행 상황과 또 다른 계획들도 기회가 닿는 대로 여러 채널로 공유하도록 하겠다”며 “이제 사업에 집중해서 저희 부부가 선언한 재산 절반 사회 환원이 5000억원이 아닌 더 큰 가치로 사회에 환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지난달 더기빙플레지를 통해 재산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공개했다. 더기빙플레지는 자발적 기부운동을 추진하는 비영리기구다.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이 운동이 시작됐다.

현재 24개국, 218명이 더기빙플레지를 통해 기부를 선언했고,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도 기부를 선언했다. 더기빙플레지 회원의 약 75%는 빈손으로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부자다. 김 의장은 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에선 219번째 기부자가 됐다.

전날엔 직원, 라이더, B마트 비정규직원 등에 1000억원대 규모의 주식과 격려금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8일까지 입사한 우아한형제들, 우아한청년들, 해외 법인 직원 총 1700여명에게 개인 주식을 증여한다. 2020년 이후 입사자는 2000만원 상당, 이전 입사자는 근속기간에 따라 차등 증여한다. 직원 1인 평균 약 5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받는 셈이다.

1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서 하루 20건 이상 배달한 날이 연 200일 이상인 장기 근속 라이더에겐 1인당 200만~5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준다. 주식 부여 요건을 갖추지 못한 라이더 중 일정 건수 이상 배달업무를 수행한 1390명에는 1인당 100만원씩 격려금을 지급한다. B마트 비정규직인 크루(창고 직원)들과 기간제 직원 등 830여명에겐 1인당 100만~15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오른쪽)과 아내 설보미씨[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