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정책보고서] 한은 “가계대출 증가세 당분간 지속될 것…백신 불확실성 상존”
2021-03-11 16:38
◆‘주담대·신대’ 모두 상승 압력 존재
한은은 11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의 두 축인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고 봤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완화적 금융여건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이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한은은 작년 5월 기준금리를 0.5%로 낮춘 뒤 지속적인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실물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이다.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게 확실시된다. 실제로 이날 역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총 2만2784건으로, 지난해 말(1만7173건) 대비 약 32.6%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대출의존도가 높은 30대 이하의 주택 매매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역시 △주식투자를 위한 차입수요 △코로나19 관련 생활자금 수요 등이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급격한 인플레 가능성에 대해선 ‘확률이 낮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의 인플레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반대 가능성 역시 열어놨다. 대규모 재정지출에 따른 유동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GVC) 약화 등이 인플레이션 확대를 부채질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 과정에서 백신 접종에 따른 빠른 경기회복도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백신 공급이 예상보다 느리게 이뤄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가장 큰 문제점은 ‘물량 부족’이다. 주요 8개사를 기준으로 올해 예정된 백신 생산 규모는 세계인구 대비 0.5~0.9배(2회 접종 기준)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올해 중 충분한 백신 공급이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공급이 이뤄져도 수용성 문제가 남아 있다. 주요국의 백신 접종 의향(IPSOS, 2021년 1월 기준)을 보면 미국 71%, 영국 89%, 독일 68%, 프랑스 57%, 일본 64% 등으로 여전히 30% 내외는 접종을 기피하는 상황이다.
◆수출은 전형적인 상고하저 흐름 보일 것
올해 국내 수출은 크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견인할 반도체는 스마트폰 시장 등 정보기술(IT) 수요로 여건이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전체 스마트폰 판매 중 5G폰 비중은 2020년 19%에서 2021년 37%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 코로나 이후 비대면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변수다. 자동차 역시 글로벌 경기회복 및 전기차 수요 확대 등이 긍정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화공품도 전반적인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작년 2분기에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던 만큼, 이로 인한 기저효과로 상고하저의 모습을 나타낼 거란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에도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봤다. 가장 큰 우려 요인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다. 현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백신 보급 시기, 재정 여력 등에 따라 국가 간 경기 개선세 차이가 예상되는 점도 골칫거리다.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정부의 내수 중심 성장 전략도 잠재적인 리스크다. 이로 인해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