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상무 "이번 주주제안 조카의 난 아냐···이사회 개선 필요"

2021-03-11 11:34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두고 삼촌인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철완 상무가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제안을 단행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밝혔다.

박 상무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는 저의 주주제안을 '조카의 난'이라는 한마디로 치부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업은 오너 일가의 전유물이 아니며 금호석화는 공개회사로서 주주 뿐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이 최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상무 측은 이번 주주제안을 △금호리조트 인수 중단 △저평가된 기업가치 정상화 △전문성·다양성 갖춘 이사회 구성으로 요약했다.

우선 그는 최근 주식매매 계약이 체결된 금호리조트 인수건을 사업 경쟁력 강화와 거리가 먼 투자 결정으로 진단했다. 박 상무는 금호리조트가 기존 금호석유화학 사업과 전혀 시너지가 없고 인수 가격도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경영진과 이사회는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잘못된 투자 의사결정을 했다"며 "금호리조트 인수는 금호석유화학 재무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상무는 지배주주순이익과 주가배수를 동시에 높여서 5년 안에 시가총액 20조원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부전략으로 자사주를 소각하고, 배당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또 계열사 상장과 비영업용자산을 매각해 2차전지나 수소 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전문성과 다양성을 고려한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최근 재계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코로나19 특수로 창사 이래 최고의 영업성과를 낸 지금이야말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회사가 지난 50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했지만 앞으로 50년 동안 발전해야 한다는 충정에서 이같은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사진 중간)가 11일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윤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