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Q&A] ‘고령자도 접종’ AZ백신, 접종 후 만성질환 약 복용해도 될까?

2021-03-11 14:34

지난 8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코로나19 아스트로제네카 백신이 의료진 접종을 위해 준비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고령층 효능’ 논란을 겪던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만 65세 이상에게도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당장 이달부터 요양병원·시설의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가운데 고령자도 이 백신을 맞게 되면서 “접종 후 만성질환 약 복용해도 될까”, “암환자 백신 접종 괜찮을까”, “1차 접종 후 확진되면 2차 접종 필요한가” 등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아직 불안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아스트라제네카 고령층 접종 왜 고심했나

=그동안 정부는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접종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고령자에 대한 임상 시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탓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 참가자 2만4000여명 중 18~55세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최근 약 20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진 영국에서 70세가 넘는 고령자에 대한 실제 효과와 관련 사례들이 공개되고, 스코틀랜드에서도 49만명에 대한 고령층 효능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나오자 정부가 ‘고령자 접종 허용’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기존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만 65세 미만으로 제한했던 국가들도 방향을 바꿔 만 65세 이상에게도 허용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신 접종 후 효능 60~70%, 어떤 의미인가

=백신 효능이란 백신을 투여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백신이 얼마나 환자를 줄일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백신 효능이 70%라는 것은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 환자가 10명 생긴다면 백신을 접종했을 때 3명으로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과 스코틀랜드 연구결과 등을 보면 고령층 대상 평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입원과 중증도로 진행하는 것을 70% 이상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파악됐다.

-임신부나 암환자, 백신 접종 괜찮은가

=임신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다소 증가하지만, 임신부에 대한 백신 안전성 자료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거나 당뇨, 비만 등 다른 기저질환(지병)이 있다면 백신 접종에 대해서 담당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는 게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주장이다.

또 박 교수는 “암환자도 코로나19 감염이 되면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접종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자료는 역시 부족하다”면서도 “현재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면역 저하상태에서 백신을 맞았을 때 충분한 면역반응이 유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항암치료 중인 환자는 백신을 접종해도 안심하지 말고 마스크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켜야 하며, 암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이나 가족들도 백신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접종 후 만성질환 약 복용해도 되나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다른 질환을 앓아 약을 복용할 경우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괜찮은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강동윤 서울대병원 약물안전센터 교수는 “만성질환 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예방접종 우선 대상자로 지정했다”며 “다만 접종 당일 예진 시 건강 상태에 변화가 있다고 판단되면 무리해 접종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식품, 동물, 환경, 라텍스 등에 대한 알레르기는 백신 접종에 문제가 없다. 다른 종류의 백신이나 약물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도 접종을 받을 수 있으나 먼저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독감이나 대상포진 등 다른 예방접종은 코로나19 예방 접종과 14일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권장된다. 면역저하와 면역조절제를 사용하는 환자는 약제를 중단하고 예방접종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전문의 상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 교수는 접종 후 발열이나 오한 등 부작용이 생기면 해열제를 써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해열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타이레놀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 약과 함께 복용해도 문제가 없는데, 백신 접종 이후에도 마찬가지란 설명이다.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 조절에 효과가 가장 좋아 의료진들이 우선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보통 2알 씩 4~6시간 간격으로 하루 4000mg까지 복용할 수 있다.

-백신 접종해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나

=백신 2차 접종 후 1주까지는 면역 형성이 불완전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인구 과반수가 1차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에서도 접종 후 감염된 사례가 22건 보고됐고, 우리나라도 최근 백신 1차 접종 후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례가 6건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차 접종 후 1주가 지나도 백신 효능이 100%가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이 경우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무증상 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백신 접종 후 감염이 되면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증상이 가볍고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바이러스 배출도 적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도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다른 백신과 교차 접종(1차 아스트라제네카·2차 화이자)이 가능한가

=다른 백신과의 교차 접종은 안전성이나 백신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권고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2회 접종 백신의 경우 같은 백신으로 맞아야 한다”고 말한다.

-1차 접종 후 확진돼 치료받으면 2차 접종은 맞아야 하나

=정부는 1차 접종자 중 코로나19에 확진된 경우에도 2차 접종을 권고했다. 방역당국은 “백신별 접종 권장 간격에 맞춰 접종을 완료할 것을 권고한다”며 “다만 1차 접종 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격리 해제 후 2차 접종 시행이 가능하며, 확진자가 수동항체치료를 받은 경우 치료 뒤 최소 90일 이후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접종자 중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있는 사람은 2차 접종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화이자 백신은 21일 간격,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8~12주 간격을 두고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공급 상황과 효과를 고려해 접종 간격을 현재 8주에서 10주로 변경한다 상태다. 접종 간격이 기존 8∼12주에서 10∼12주로 조정되는 셈이다. 이는 지난달 10일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간격이 길수록 효과가 높아진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를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