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정계복귀 시동에 수도권 낙선자들 “무슨 염치로 나오나”

2021-03-10 17:23
이준석 “아주 파격적인 변화 기대한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종로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거 사무소를 나서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총선 참패 후 사라졌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10일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이 대다수다. 특히 황 전 대표의 강성 보수 행보 및 공천 파동으로 수도권에서 낙선한 인사들의 비판이 많다.

황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4‧7 재보선이 마지막 기회다. 여기서 실패하면 이 정권의 폭정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모두 힘을 모아 저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력이지만 저부터 일어나겠다. 용기를 내겠다.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분을 나누고 희망의 불씨를 지피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기를 ‘늑대의 시간’이라고 비유한 황 전 대표는 “지금은 백의종군으로 홀로 외롭게 시작하지만, 제 진심이 통해 국민과 함께 늑대를 내쫓을 수 있기를 바라고 바란다”고 했다.

당내 반응은 좋지 않다. 특히 수도권 낙선자들은 격앙된 반응이다.

서울 노원병에 출마, 당 지지율 보다 높은 득표를 기록했지만 낙선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지난 선거에서 수도권 민심에 대해 잘 파악하셨을 것 같다”며 “오랜만에 복귀하시는 만큼 아주 파격적이고,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물밑에선 더 날선 반응이 나온다. 서울 지역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한 전직 의원은 “지금 그 사람이 나온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염치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거친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마자는 “지금 출마해봤자 도움이 하나도 안 된다”며 “황 전 대표와 같은 큰 정치인은 부름이 있어야 나오는 건데, 부름도 없는데 나와서 뭘 하겠다는 거냐”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