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도 ESG경영⑩] 업계 유일 A등급 BGF리테일, 올해도 착한 편의점 선봉장

2021-03-08 08:00
환경위원회 구성해 다양한 친환경 활동
감사위 설치하며 경영 투명성 높여

대기업이 돈 되는 물건을 팔아 이윤만 쫓는 시대는 지났다. 단순 매출, 영업이익 보다 얼마나 환경을 보전하며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떠올랐다. 산업계에선 이를 'ESG 경영'이라고 부른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3개의 영어 단어 첫 글자를 딴 용어다. 유통 기업들도 ESG 경영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속속 경영전략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혹독한 경영 환경을 겪은 유통업계는 장기화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수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편집자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올해 '착한 편의점'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해 환경(B+), 사회(B+), 지배구조(A) 평가를 받아, 편의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A 등급을 획득했다. 경쟁사 GS리테일은 지난해 환경(C), 사회(B+), 지배구조(B+)를 받아 ESG 평가에서 통합 B 등급을 받았다.

CU가 전국 1만5000여점포의 가맹점주 및 스태프들이 함께 실천하는 ESG 활동 '3L 캠페인'. 플라스틱 라벨 분리배출, 실내 적정온도 준수, 미사용 콘센트 뽑기 등을 권장한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BGF리테일은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ESG 경영 모델을 확립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환경 분야에서는 웬만한 유통업계 어떤 회사보다 체계적으로 조직을 꾸려왔다. 환경위원회를 구성해 'Be Green Friends' 기치 아래 △친환경 봉투 전면 도입 △PB상품 재활용 등급 표기 △무(無)라벨 생수 개발, 친환경 용기 적용 확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점포 3L(Less Plastic, Less Energy, Less Waste) 캠페인 시행 등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다. 

CU는 업계 최초로 비닐봉지 사용을 중단하고 친환경 봉투의 전면 도입을 선언한 데 이어 올해부터 일회용품까지 친환경 제품으로 전격 교체했다. 지난달 5일 점포에서 판매하고 있는 종이컵, 접시류 일회용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새롭게 출시하고 기존에 판매하고 있던 제품들은 재고 소진 시까지만 판매 후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계열사들의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오너 2세 홍정혁 대표가 주도하는 BGF에코바이오는 친환경 포장재 제조사다. PLA발포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을 하고 있다. 옥수수 전분 등을 소재로 한 친환경 플라스틱 등은 컵라면 용기, 빨대, 포장재 등 기존 플라스틱 용기 제조에 활용 가능하다. 

온라인 신선식품 판매 계열사 헬로네이처는 2019년 4월부터 새벽배송 업계 최초로 재활용이 가능한 '더그린배송'을 시작했다. 재사용 보랭가방 '더그린박스'는 다음 주문 시 반납, 회수하는 방식으로 배송 신선도는 높이고 포장재는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2018년 7월에 도입한 더그린팩은 기존 합성수지 아이스팩을 물과 전분, 재생종이 등 환경에 완전 무해한 소재로 구성, 폐기 시 물만 따라 버리고 포장은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진영호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환경보호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친환경 소비 환경을 조성하는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실행하여 대한민국이 친환경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BGF그룹 ESG 경영위원회. 지난달 23일 서울 삼성동 BGF 사옥에서 열린 ESG 경영위원회 출범식에서 이건준(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홍정국(오른쪽에서 네 번째) 공동 위원장과 전담 리더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재무·회계(백복현) △법률·공정거래(한명관·임영철) △경영(김난도) 등 사외이사를 대거 기용하면서 이사회 구조를 대폭 수정했다. 지난해 지배구조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이다.

2018년 연말 기준 자산총액 2조원 미만이라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는데도,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상근감사에서 감사위원회 제도로 정관을 변경했다. 모든 위원회 인원은 3명으로 맞추고, 사외이사를 과반으로 구성했다. 감사위원회는 한명관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장으로 선임하고 김난도·백복현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뒀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심사를 하는 내부거래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이사회 내에 설치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2명의 사외이사(김난도·임영철)와 사내이사 류왕선 상품·해외사업부문장 전무로 구성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2명의 사외이사(백복현·임영철)과 사내이사 이건준 대표이사를 위원으로 선임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ESG 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둔 만큼, 올해는 전방위적인 ESG 경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홍정국 BGF 대표와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가 ESG 경영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았고 이하 전략, 환경, 사회 각 영역별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외부 자문그룹에는 이병욱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등을 초빙했다. 회사의 환경 및 사회적 책임, 주주가치 제고 등 ESG 경영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 활동을 수행한다.

올해는 특히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및 저감 활동 △점포 및 물류센터 신재생 에너지 설비 적용 △녹색 구매 및 공정무역 실천 △환경친화적 소재 전환 확대 등 전방위에 걸친 친환경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전국 1만5000여 CU 점포와 30여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국가 재난 긴급구호 활동 'BGF브릿지', 미아 및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 '아이씨유', 지역 취약계층 자활사업 'CU새싹가게', 장애인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인 'CU 투게더' 등 사회공헌활동 역시 더욱 강화한다.

BGF그룹은 앞으로 ESG 경영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다음 달부터 모든 임직원과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ESG 경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회사의 목표와 향후 비전을 공유하는 등 ESG 내재화 프로그램을 꾸준히 실행할 계획이다.

양재석 ​BGF리테일 경영기획실장은 "편의점은 가맹본부와 함께 전국 점포에 근무하는 가맹점주와 스태프들이 생활 속 우리 환경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이라며 "CU를 통한 작은 변화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더 많은 실천으로 이어져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