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개 밀어 붙이던 與, 폭풍질타에 난감…3월 발의 불투명 “다양한 의견 듣겠다”

2021-03-04 15:11
"발의 날짜는 특정하지 않았다…기본 방향은 담담하게 갈 것"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대변인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특위 회의를 마치고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사‧기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등 검찰개혁을 밀어 붙이던 더불어민주당이 한 발 물러서 “(중수청과 관련해)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오기형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대변인은 4일 오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각 팀별로 제도개혁 논의에 있으며, 논의를 통해 일정 정도의 법안 발의 수준이 되면 그때 말하겠다”며 “오늘은 검찰 직제개편팀 논의와 인사제도 후보추천위원회, 전관예우, 검찰 충원 다양화, 배당위원회 설치 등 법안이 발의된 것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을 정돈하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다”며 “특위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충분히 여러 과정을 통해 소통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논의 과정에서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보완해서 발의로 가지 않을까 싶다”며 “선험적으로 ‘어떤 것이다’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3월내에 반드시 법안을 발의해 중수청을 설치하겠다던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한발 물러섰지만, 기본 방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 대변인은 “기본 방향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가겠다”며 “다만 발의 날짜는 특정하지 않았다. 논의 결과물이 나오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재 검찰에 남아 있는 부패범죄·경제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공직자 범죄·대형참사 등 6대 범죄와 관련한 수사권을 모두 중수청에 이관해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자 검찰과 야당, 일부 학계 등은 이에 크게 반발하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검찰개혁에 반발하며 총장직을 사퇴했고, 국민의힘은 그럼에도 민주당이 중수청을 급조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정부여당은 헌정사를 새로 쓰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탄생시켰고,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중수청마저 급조하려 하고 있다”며 “검찰개혁 적임자의 칼날이 자신들을 향하자, 인사폭거로 식물총장을 만들다 못해 아예 형사사법시스템을 갈아엎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하는 기류가 적지 않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미 전국 조직인 국가수사본부가 있음에도 별도로 중수청을 만들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고 나서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과연 중수청 인사의 독립성이나 정치적 중립성이 현재의 검찰만큼 보장되는지도 전혀 알지 못하겠다. 대통령 비서실장에 따르면 검찰개혁 소신이 확고한 대통령께서도 '수사권 개혁이 안착되고, 범죄수사 대응 능력과 반부패 수사역량이 후퇴해선 안 된다는 차원의 말씀을 하셨다'는데 여당 의원들이 그런 말씀을 들은 바 없다는 식으로 무시하며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이유는 더욱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수사청이 신설된다면 국가수사기능이 너무 산만하고 수사기관이 너무 많아 난립돼(수사청, 공수처, 경찰, 검찰, 기타 특별수사기관 등) 국민과 기업에 부담과 압박이 지나치게 가중될 것”이라며 “오히려 반부패수사 역량은 산일(散逸)되거나 혼란스러워 저하될 수 있으며, 각 수사기관 사이의 관계도 복잡해 매우 혼돈스러워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