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후 2명 사망…방역당국 "역학 조사 진행…추후 인과성 공개할 것"

2021-03-03 17:03
50대, 60대 남성 2명, 백신 접종 후 3일 사망
방역당국 "백신 접종과 사망 사고 간 인과성 조사 중"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3일 오후 충북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예방접종 이상 반응 신고 사례 안내 브리핑'을 마친 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이후 사망한 사례 2건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은 사망자가 발생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며, 추후 인과성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질병관리청,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9시 30분경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 한 요양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50대 A씨가 11시간 경과 후 흉통, 메스꺼움,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치료를 받았지만 3일 오전 7시에 사망했다.

또 경기 평택시 한 요양병원 입원 환자인 60대 B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0분경 아스트라제네카 예방 접종을 받았고, 33시간 경과 후 발열과 전신 근육통 등 증상을 보였다. B씨는 호전됐다가 다시 상태가 악화돼 3일 오전 10시에 사망했다. 남성인 두 사람 모두 유족의 요청에 의해 상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이상 반응 신고 사례 안내 브리핑'을 열고 "예방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아나필락시스라는 중증 이상 반응 이외에 현재까지 다른 중증 이상 반응은 보고된 바 없다. 어느 정도 안전성 있는 백신들이 접종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예방접종 이후 생기는 모든 증상과 질병은 이상 반응으로 표현된다. 이상 반응에는 백신 개발 과정에서 알려진 접종 부위 통증, 발열, 근육통, 오심, 구토,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 외에 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니필락시스도 포함된다.

정 단장은 "예상하지 못한 이상 반응이 접종 건수가 늘어나면서 발생할 수 있다. 백신 접종과 이상 반응과의 인과 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은 쉽지는 않다"며 "주로 의료 전문가들로 전문가 팀을 구성, 역학 조사와 함께 여러 가지 조사 결과를 보고 이중으로 판단하는 절차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만 현재 우리보다 먼저 전 세계적으로 2억명 이상이 예방접종을 받은 상황이다. 각 국가에서 한 달 정도 운영한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분석 결과들을 많이 내고 있다"며 "그런 결과들을 저희가 참조하고 또 개별적인 내용을 거쳐 이상 반응 여부, 인과성에 대한 판단을 한다"고 말했다.

이날 2명의 사망자 발생과 관련, 방역당국은 요양병원 관할 지자체와 함께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당국은 보건의료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지자체 신속대응팀, 질병청 피해조사반 검토를 거쳐 백신 접종과 사망 사고 간 인과성을 평가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은경 단장은 "이 부분에 대한 세부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며 "역학 조사를 말씀드릴 때 해당되는 로트 번호의 접종자 숫자나 접종 내용을 포함해 상세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역당국이 조사를 할 때는 동일한 예방접종 백신으로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접종자들도 유사한 증상이 있었는지를 확인한다. 그것은 백신 제품에 이상이 있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며 "또 동일한 의료 기관에서 맞은 접종자들, 같은 날 맞은 접종자들이 또 비슷한 이상 반응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접종을 하는 과정상에 오류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단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많은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며 "영국 같은 경우도 화이자 및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해서 현재 402명이 사망했고, 독일의 경우에도 113명, 또 캐나다·노르웨이·프랑스 등에서도 예방접종을 하고 난 이후 사망 사례에 대해서 보고가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까진 이게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라고 보고된 경우는 현재까지는 없는 상황"이라며 "저희도 세부적인 그런 내용들을 잘 분석해서 인과관계, 연관성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