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항공업계, 친환경 바이오 연료 사용할 수 있는 여건 만들어달라"

2021-03-03 07:02
국제 항공사들 바이오연료 개발 속도내지만, 한국 '황무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항공업계가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 '바이오 연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바이오 연료는 식물성 기름, 동물성 지방, 사탕수수 등과 농업·산업·폐기물 등 다양한 원천에서 파생되는 연료를 말한다. 항공업계 탄소중립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비용적 측면이나 제약 등이 많은 상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우 사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환경부 주제로 열린 '산업계와 환경정책 간담회'에서 바이오 연료 사용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준비에 함께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올해부터 국제선은 코르시아를 통해 배출권을 줄이는 시범운행을 시작한다"며 "앞으로 15년 동안의 계획에서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2조원 정도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국제항공 탄소감축계획인 코르시아(CORSIA)를 통해 탄소 배출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해당 내용에 따라 항공업계는 탄소배출량을 2020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코르시아를 통해 올해부터는 탄소 배출량을 연간 평균 1억6400만t 줄이고 2035년까지 총 25억t 이상이 감축시킨다는 목표다.

우 사장은 "코르시아는 시작하지만, 항공연료는 대안이 없다"며 "그나마 바이오연료가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적으로는 바이오연료와 관련한 내용이 황무지인 상태"며 "법 체계에서도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계산이 안 되어 있어 이를(기준을) 갖출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오연료를 사용할 경우 정유사 등도 이를 만드는 것이니 인센티브 등도 있어야 할 것 같다"며 "항공사 단독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항공 업체들은 탄소중립에 동참하기 위해 항공기의 기술적 향상과 객실 폐기물 감축,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엔진 성능 개발을 통해 연료 효율성 향상, 항공무게 감소, 항공 루트 개발 등도 모두 배출량 감축을 위한 노력과 연관돼 있다. 이런 노력으로 글로벌 항공업계는 탄소배출권을 1990년과 비교해 50%가량 감축해왔다.

다만 바이오연료 분야의 경우 한국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2015년 폐기물과 가정 쓰레기를 지속 가능한 항공 바이오 연료로 바꾸는 기술을 개척하는 기업과 제휴를 맺고 개발을 시작했다. 2016년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는 지속가능한 연료를 공항에서 제공하기 시작한 상태다. 최근에는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도 100%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상업용 항공기를 2030년까지 개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사진=대한항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