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판단’에 신중 기하는 한은…아직 코로나19 발 ‘내수 변수’ 크다

2021-02-25 10:15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자료=한은]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에 대해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수출이 기지개를 켠 상황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불확실성이 더욱 크단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은은 25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올해 경제성망 전망치를 3.0%로 결정했다. 이는 작년 11월 내놨던 전망치와 동일한 수치다.

앞서 시장에선 한은이 이번 발표서 성장률을 소폭 상향할 거란 시각이 좀 더 우세했다. 실제로 본지가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명이 “한은이 성장 전망치를 기존(3.0%)보다 높여 잡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최대 성장 전망치는 3.4%였다.

이 같은 견해를 내놓은 근거는 ‘수출’이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최근의 수출 반등 폭이 충분히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수출은 작년 동월보다 11.4%나 증가한 4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대비 17% 정도 늘었다. 조입일수를 고려하면 증가폭은 29.2%까지 커진다.

그러나 수출보단 내수 부진을 더욱 심각하게 판단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상향 조치한 여파가 1~2월에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성장률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충분한 요인이다. 앞서 한은이 작년 11월 기존 전망치(3.0%)를 발표할 당시에도 2.5단계 추가 연장은 고려하지 않았다.

김연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은 좋지만 내수가 전혀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질 않고 있다”며 “이는 당초 전망치 상향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 역시 2.5%로 기존 수치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1.3%, 2022년 1.4% 수준을 각각 점쳤다.

기준금리는 당초 예상대로 0.5%로 동결했다. 작년 5월 금통위를 통해 사실상 실효하한(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수준)인 0.5%까지 낮춘 터라 변화를 주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현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단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 부합한다. 최근 본지가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원이 “만장일치로 현행 연 0.50% 동결”을 점쳤다

이들은 최근 부동산, 주식 시장을 비롯한 다양한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금리 변화를 결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올 연말까지는 동결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