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김경수 오토스토어 코리아 대표 "韓기업 물류자동화, 지금이 적기"

2021-02-25 08:20
도심 속 큐브형 자동창고, 공간ㆍ물류비용 확 줄였다
선반·복도 면적 줄여 저장밀도 3~4배까지 확대
"국내 물류 자동화 인식 확산 필요...전파 역할 할 것"



[데일리동방]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택배를 중심으로 물류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국면에서 급성장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로켓배송', '새벽배송', '타임배송' 등 '속도'를 무기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급격히 늘어난 택배량으로 격무에 시달린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잇따르면서 열악한 노동환경의 물류센터와 배송 시스템의 민낯도 드러났다. 이들 업체들이 '시간 절약'과 '물류 비용 절감', '노동환경 개선'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 물류, 즉 물류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다.

김경수 오토스토어 대표는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가 생활화되면서 스마트 물류 시스템에 대한 니즈는 더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많은 IT, 유통 회사들이 물류 자동화 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고, 가장 효율적인 자동화 설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김 대표는 지난 19일 데일리동방과의 인터뷰에서 "물류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현장에서의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오토스토어의 자동화 기술은 치열한 온라인 시장 싸움에서 기업들이 살아남기에 아주 유용한 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반·복도 없는 물류창고...밀도는 높이고 비용 부담은 낮췄다

글로벌 기업인 오토스토어는 보관과 출고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물류창고' 시스템을 제작하는 회사다. 1996년 노르웨이에서 설립된 오토스토어는 로봇기술 회사로 각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등의 전자부품을 유통하다 최고속 주문처리 솔루션인 '큐브 스토리지 자동화' 기술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오토스토어 시스템 주요 구성. [사진=오토스토어 제공]


이 기술은 물류창고 내 물건 보관 선반 사이 공간, 작업자가 물건 피킹을 위해 드나드는 복도 공간을 제거하면 훨씬 더 넓은 물건 보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데서 착안했다.

전용 플라스틱 상자를 전용 그리드 내의 바닥부터 적층시키고 상단에 설치된 레일을 로봇이 이동하면서 바스켓을 통째로 작업자에게 입출하는 방식이다.

평평한 바닥만 갖춰지면 66㎡(약 20평)의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해 외곽의 대형 부지 없이 도심의 소규모 물류창고에도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오토스토어는 이 기술로 물류 자동화는 대기업만 할 수 있다는 편견을 깼다. 김 대표는 "기존에 있던 물류 시스템 자동화 변환에는 수백억원이 필요해 아무리 중견기업이라고 해도 접근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좁은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한 오토스토어 시스템은 최소 10억원부터 도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자동화 시스템이 보편화한 유럽에서는 중소형 업체들이 이미 6~7억원의 설치 비용만으로 물류를 자동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국내에서 자동화 시스템이 보편화할 경우 5억까지 프로젝트도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큐브스토리지 자동화 시스템은 기존 물류창고의 밀도보다 많게는 2-4배의 많은 보관밀도를 자랑하고 공간효율 극대화는 물론 물류비용의 절감과 사업 전략까지도 바꿀 수 있는 혁신성이 탁월한 장점"이라며 "기존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은 동일한 비용으로 효율성이 뛰어난 물류센터를 확보해 고객과 더 가까운 곳에서 보다 빠른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류 자동화, 기업의 온라인화 승패 판가름

오토스토어는 독일·영국·프랑스·미국·일본 등 30개국에 500개 이상의 자동화시스템을 설치했다. 도입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롯데, 신라, 3M, HEB, 아디다스, AutoNET, 보쉬, 캐터필러, 구찌, 이케아, 존슨앤존슨 등 각 분야 대표 기업들이 유통과 재고 관리 목적으로 오토스토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업들도 오토스토어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 이후 성공적인 온라인 전환을 이루어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전자기기 최다 판매 매장을 보유한 '베스트바이는 2010년 아마존 등장 이후 온라인으로 유통 산업 구조가 변화하자 오프라인 매장에 주력했던 전략을 과감하게 전환했다. 미국 5개 지역에 초대형 규모의 디스트리뷰션 센터를 설립해 오토스토어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울러 이보다 도심에 위치한 3곳의 MEC(Metro E-Commerce Center)를 설립해 미국 전 지역으로 배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원활한 재고 관리도 가능해졌다.

스포츠 브랜드 퓨마도 미국에서 오토스토어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기업이다. 도입 당시 퓨마는 기존 자동화 시스템이 급성장하는 이커머스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인터넷 주문 이후 배송까지 기간이 일주일 이상 소요하기도 했다. 이후 오토스토어 시스템을 도입한 퓨마는 전국 이커머스 주문량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자동화시스템이 도입되면 1~2개에 제품에 대한 재고 보충 수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면서 "퓨마와 베스트바이 등의 기존 사례를 통해 전통 기업들도 트렌드에 맞게 체질을 바꾸면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경수 오토스토어 코리아 대표[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한국, 물류 자동화 시스템 도입 적기"

한국판 뉴딜 정책에 스마트 물류 산업이 포함되면서 첨단 기술을 활용한 물류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은 국내에서도 기업의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보관과 출고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물류창고’ 관련 특허출원이 연평균 10.7% 증가하는 등 창고의 스마트화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수요 대응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토스토어는 온라인 쇼핑이 급격히 성장한 지난해 한국에 처음 발을 디뎠다. 해외 지사 중에서는 여섯 번째,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두 번째다.

오토스토어는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시장과 아시아 영역확대를 위해 지난 해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자동화 기술 부문에서 16년 이상 경력을 쌓은 김경수 대표를 선임했다.

김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물류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적기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이커머스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인건비도 점차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의 현 상황이 미국과 일본이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던 시기와도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의 성장과 함께 국내의 많은 기업들도 전자상거래와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가 배송관련 분류와 이송 시스템에 집중돼 있는 상태로, 자동창고(ASRS)에 대한 수요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김 대표는 "배송경쟁력 확보를 위해 복잡하고 급한 부분부터 자동화한 기업들이 보관과 입출고 부분에서의 문제를 고민하는 단계로 가고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인력에 대한 수요 일부를 자동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작업자들이 더욱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면서 "공장은 자동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물류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제품에 강점을 가지는 오토스토어 기술은 국내 이커머스의 동향과도 맞아떨어진다. 최근 이커머스에서 취급하는 제품이 식료품부터 의류 등 소비재부터 산업재까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토스토어 시스템은 60cm x 40cm 내에 들어가는 물품이라면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다품종 소량 입출이 필요한 업체에게 최적의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롯데 오토프레시 의왕센터. 오토스토어 로봇이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찾아 처리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국내에서는 기업 4곳이 오토스토어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신라면세점은 2016년 가장 먼저 시스템을 도입했고, 탁구용품을 제작하는 중견기업 '엑시엄',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오토프레시 의왕센터와 부산센터 등이 있다.

이밖에도 동대문 소규모 패션업체 등 20곳이 오토스토어 시스템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미 물류 자동화 수요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커머스 플랫폼뿐만 아니라 관련 하드웨어까지 관심이 번지고 있고, 오토스토어 시스템이 여기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물류 자동화 인식 확산에 힘쓸 것"
 

김경수 오토스토어 대표가 19일 데일리동방과 가진 인터뷰에서 오토스토어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오토스토어는 올해 국내 물류센터 자동화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오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권은 물류 자동화에 대해 친화적"이라면서 "사업 시스템을 꾸리는 계획 단계에서부터 물류 자동화에 대한 인식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토스토어는 많은 이점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이지만 국내 고객들에게는 매우 새로운 자동창고 방식"이라면서 이어 "아직 친숙하지 않은 개념이다 보니 몇십억원의 설치 비용을 말씀드리면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토스토어 시스템을 사용하시는 경영주 분들을 보면 이미 물류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솔루션을 고민하고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물류 자동화를 필요로 하는 국내 중소기업에도 시스템을 알리는 데 힘쓸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오토스토어 기술은 중소형 상품 취급에 유리하고 초기 구축 가격대가 낮아 특성상 중소기업도 도입이 가능하다"면서 "중소기업 경영주 분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물류 자동화 개념을 알리면서 국내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수 대표는...

△現 오토스토어시스템 코리아 대표 △前 슈말츠코리아 대표 △前 바이드뮬러코리아 영업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