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도 ESG경영⑦] 롯데그룹 '전자투표' 도입…주주친화정책 강화

2021-02-24 08:00
주주 권익 높여 기업 투명성 강화

롯데지주·롯데제과 등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올해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 초 강조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차원이다. 주주친화 정책에 신경쓰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2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롯데제과·롯데쇼핑 등은 오는 3월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주주는 총회에 출석하지 않고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이 주주총회 열흘 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주총에 참석할 필요없이 휴대전화·PC로 본인 인증을 거쳐 특정 안건에 대해 찬성·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 소액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소액 주주들의 경영 참여는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 주주들이 기업의 지배·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분위기 조성으로 ESG 경영과 직결된다.

[사진=롯데지주 제공]

롯데는 지난해까지 롯데하이마트에서만 전자투표제를 시행했다. 나머지 9개 상장 계열사는 모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CJ그룹, 신세계그룹 등 경쟁 유통그룹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자투표제를 일찌감치 도입했지만 롯데는 소극적이었다. 때문에 기업의 의결권 제도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신 회장이 ESG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계열사들이 속속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며 이에 화답하고 있다. 올 초 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은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 및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며 "규제에 대응하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고 더 나아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전자투표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왔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주총부터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한섬·현대리바트·현대HCN·에버다임 등 상장 계열사 7곳 모두 전자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CJ그룹도 지난해부터  CJ ENM·CJ프레시웨이·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상장 계열사 8곳 모두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이미 상장사 7개사 전체에서 전자투표제를 시행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에 있어 주주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시행하기로 결의했다"면서 "올해 3월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처음으로 전자투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