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설계사 "제판분리 시 5년 급여 보장하라"
2021-02-22 15:13
소속 설계사들 5년간 급여 보장·위로금 지급 요구
한화생명이 이른바 제조와 판매채널을 분리하는 제·판분리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노조와 합의했지만, 이번에는 소속 설계사들이 자회사형 독립보험대리점(GA) 이동에 따른 보상으로 5년간 급여 보장과 위로금 지급을 내세우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화생명의 제·판분리 대가로 5년간 급여 보장과 위로금 지급을 요구했다.
이는 한화생명이 오는 4월 출범 예정인 자회사형 GA '한화생명 금융서비스'로 설계사들이 이동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오세중 보험설계사지부 지부장은 "사측이 강제로 GA로 이동하라는 통보는 길게는 30여년간 한화생명의 일원으로 일해온 설계사들에게는 큰 정신적 충격"이라며 "이를 위해 설계사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계사들은 이어 5년간 급여 보장과 더불어 자회사형 GA의 영업 규정과 수수료 규정 등 설계사들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 문서화를 요구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소속 설계사를 설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직원이 아닌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인 설계사들에게 위로금과 5년 급여보장을 해준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의 경우 보험 판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는 일종의 개인사업자"라며 "일반 직원이 아닌 만큼, 국내 보험사 중 설계사들을 자회사 GA로 이동시킬 때 위로금과 5년 급여보장을 해준 전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화생명은 자회사형 GA에 전속설계사 2만여명과 본사 내 1400여명을 배치할 계획인데, 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제·판분리의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생명은 앞서 제·판분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조와도 갈등을 빚었다. 노조는 한화생명의 제·판분리가 직원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주장하며 지난달 22일 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한화생명 노사는 지난 3일 신설 법인 직원에 대한 고용안정 보장과 지점장 정규직 신분 보장, 현재 근로조건 유지 등을 합의하며 봉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