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 1년...시험대에 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2021-02-22 14:15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사진=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건산연 제공]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정부의 대응은 두 가지 방향에 집중되고 있다. 백신의 신속한 공급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기반한 강력한 방역정책 및 소상공인 지원 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적 대응이 그것이다.

정부에서 말하듯 이 둘 간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당장의 위기 극복이라는 차원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의 또 다른 위기, 즉 세계 각국의 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경제정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경제환경 도래에 따라 다른 어느 때보다 세계 경제는 무한 경쟁의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 외환 등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한 투자의 회복 기미로 우리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낙관론적 시각은 다른 어느 때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고용시장의 여건은 악화되어 있으며,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더욱이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경제성장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여전히 불투명하게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재난지원금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 4분기 연속 악화된 소득분배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계층 간의 소득 불균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사실은 우리 경제의 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기회복 단계에서 자칫 불균형이 더 가속화될 우려도 있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방역 및 경제 대응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발 빨랐다. 다만, 낙관론을 우려하는 이유는 아직도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지 않았고, 향후 우리 경제를 둘러싼 내·외적 환경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경제가 가진 성장잠재력은 시험대에 놓여 있다. 급변하는 경제, 사회 상황은 또 다른 성장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우리 경제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들이 이곳저곳에서 표출될 우려도 함께 갖고 있다. 올 한 해가 중요한 이유다.

중기적으로 경제 회복을 달성하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선 먼저 산업 정책의 내실화를 다지고,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제조업과 건설업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주도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해왔다.

또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효과도 컸다. 그러나 이들 산업이 모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다양한 산업 간·기술 간 융복합 그리고 대외경쟁력 확보가 오랫동안 논의돼 왔지만, 아직까지 요원하다. 보다 실질적인 산업의 융복합, 기술경쟁력 확보 등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과 중장기적인 전략적 육성 방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디지털, 친환경 등 수요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적 요인과 수요에 맞춘 신성장 산업의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제성장의 기반이 되는 산업에 대한 혁신적인 발전 방향 제시는 가장 중요한 산업 정책이 될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규제 혁신도 필요하다. 규제 혁신은 각 정부마다, 또 경제 위기 때마다 첫째로 거론되는 대응책이었다. 그러나 매번 그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따라서 적극적인 규제 혁신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 관련 5법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과 기업들이 경제적 주체로 활동하면서 겪는 실질적인 애로에 대한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이다. 과감성과 시의성도 중요하다. 과감성이란 규제 개선의 주체, 내용, 협의 과정 등 전체에 있어 과감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시의성은 규제 개선의 취지와 목표에 부합하는 속도감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20년을 '잃어버린 1년'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과거는 늘 현재의 시험 무대였다. 우리 경제는 교훈을 얻었고, 방역시스템은 국가경쟁력을 강화했다. 올해는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정부에서 말하는 방역과 경제의 균형을 넘어 코로나19 극복과정을 한국의 내적·외적 성장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