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술실 CCTV설치법 무산에 국회 비판…與 “토론과 합의가 민주주의 정신"

2021-02-21 17:03
김성주 간사 "복지위와 정부가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중"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북부청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일명 수술실 CCTV(폐쇄 회로 텔레비전)설치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보류되자 국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자 김성주 복지위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진지한 토론을 거치고 오랜 인내를 통해 제도개선에 합의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정신'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을 통해 “극히 일부 의료인에 관련된 것이겠지만 수술과정에서의 대리수술, 불법수술 등 불법행위를 사전예방하고, 환자의 인권을 보호하며 문제 발생 시 진상규명을 위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에 다수의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적인 형태인 직접민주제에 따라 국민 모두가 직접 결정한다면 수술실 CCTV는 곧바로 채택돼 시행됐을 것”이라며 “그런데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무원(국회)이나 임명직 공무원(복지부 등)들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 수술실CCTV 설치를 외면하는 것은 위임의 취지에 반하며 주권의지를 배신하는 배임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지사는 “다수결 원칙이 지배하는 국회에서는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로비나 압박이 작동하기 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의무화가 사실상 무산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경기도가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에 수술실 CCTV를 설치‧운영중이지만 아무 문제가 없고, 일부 민간병원들도 자율적으로 수술실 CCTV를 설치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 병원은 환자유치를 위해 CCTV 설치 사실을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며 “1380만 경기도민을 대표해 경기도민의 안전을 위해 국회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복지위 여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이 21일 페이스북에 “나는 수술실 CCTV설치에 찬성한다”며 글을 올렸다. 다만 이 지사를 겨냥해 “CCTV설치는 절대 '물 건너간 것'이 아니니 국회가 책임을 방기했다고 오해하거나 비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수술실 CCTV설치는 아주 오랫동안 찬반 논란이 있었던 사안으로, 현재 국회 복지위에서는 해당 법안을 다루고 있다”며 “일부 야당의 반대나 신중의견이 있지만 여러 차례 논의를 통해 이견을 좁혀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도, 의료사고로 인한 책임소재를 따지기 위해서도 CCTV설치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만 CCTV설치와 활용은 적극 의료행위 위축 여부와 개인정보보호 등의 문제에 대해 의료인과 환자 동의를 거쳐야 한다. 수술실에 CCTV가 설치됐더라도 그 촬영과 보관에 대해서는 환자와 보호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CCTV설치를 법으로 강제할 경우 그 비용에 대해서는 국가의 의무가 따르게 된다”며 “공공병원이야 정부가 예산을 통해 지원한다고 해도 민간병원의 경우 '설치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가 남게 된다. 그래서 대안으로 수술실 입구 설치는 의무화하고 수술실 내부는 자율적으로 설치하되 여러 지원과 유인책을 통해 설치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복지위와 정부가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 간사 입장에서는 당장 처리하고 싶었으나 야당의 신중론이 있었기 때문에 더 시간을 두고 심의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 지사는 시장과 도지사 경험만으로 본인이 결정하면 행정이 따르는 것으로 이해하겠지만, 입법기관인 국회는 여야의 서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진지한 토론도 거치고 오랜 인내를 통해 제도개선에 합의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정신에 맞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