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 “혁신과 도전으로 글로벌 종합주류 도약할 것”

2021-02-18 05:00
손대는 브랜드마다 히트, 한국 위스키 시장 전설
임페리얼, 윈저, 골든블루 '빅3' 대부
저도 위스키 성공신화, 아무나 가지 못하는 길 개척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드링크인터내셔널 본사에서 대표 위스키 브랜드인 ‘임패리얼’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40년간 주류업계 외길을 걸어온 국내 위스키 시장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 있다. 1983년 입사 초년생부터 주류의 매력에 취해 직장생활 전부를 한길만 뚝심있게 파고든 타고난 승부사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61)이 주인공이다.
  
임페리얼, 발렌타인, 글렌피딕, 골든블루 등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위스키는 대부분 그의 손에서 명성을 높였다.

그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자식같이 키운 위스키 브랜드는 물론 '코로나19'로 국내 주류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와인 등 판매처 다변화를 꾀하는 등 해법 모색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김 회장은 이르면 올해 5월께에는 시장이 놀랄 만한 글로벌 주류 브랜드 론칭도 앞두고 있다. 국내 저도주 위스키 시장을 꽃피운 실력만큼 한국을 대표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킬지 업계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2019년 3월 ‘임페리얼’ 독점 총판권을 페르노리카로부터 인수해 드링크인터내셔널을 설립한 김 회장은 저명한 해외 주류를 국내에 론칭하는 것에서 나아가 한국이 만든 주류를 세계로 수출하는 'K주류의 글로벌 브랜드화'에 마지막 열정을 쏟겠다는 복안이다.
전설의 시작, '사람에서 답을 찾다'···"4대 성공키워드"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드링크인터내셔널 본사에서 40년 인생 역정을 소개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 회장이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현재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그를 따라 다니는 ‘4大 성공 키워드’가 있다.

업계는 우선 그를 ‘성공의 보증 수표’로 평가한다. 국내 대표 위스키 임페리얼을 시작으로 윈저, 저도주 위스키의 첫 포문을 연 골든블루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에서 시작된 브랜드가 한국 위스키 시장에서 나란히 빅3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위스키 업계에서는 ‘성공의 보증 수표’로 통한다.

두 번째는 ‘고객 중시’다. 그는 “내부 직원 만족 없이 외부 고객 만족 없다”는 철칙을 고수한다. 김 회장은 자사 직원들의 만족도를 최상급으로 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 제도를 시행한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는 것도 그가 40년 가까이 지키고 있는 경영 철학 중 하나다. 국내 대표 위스키 임페리얼에 위조방지 캡(구알라 캡)을 장착했을 때도 영업 파트에서 상당한 반발에 부딪혔다.

자칫 실패할 경우 김 회장의 직함을 내놔야 할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의 뚝심은 임페리얼은 물론 경쟁사 대다수 위스키에 위조방지 캡을 장착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국내 첫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를 출시했을 때도 ‘위스키는 40도 이하로는 출시할 수 없다’는 편견을 과감히 깨트렸다. 새로운 시도에 대부분 반대 했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함으로써 결국 골든블루 저도주의 성공 신화를 이끌어 냈다.

김 회장이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철학은 ‘끊임없이 도전하라’는 것이다. 위스키의 명가 페르노리카 코리아 부사장에서 수석무역으로 이직, 국내 첫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를 개발, 출시하고 또다시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사장으로 부임, 싱글몰트 위스키 대중화에 기여한 그의 이력만 봐도 “도전에 도가 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년을 한결같이 '위스키'에 바치다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드링크인터내셔널 본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1960년 전남 무안 출신인 김 회장은 1983년 조선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해 백화양조베리나인 서울사무소에 영업직으로 입사하면서 주류업계에 발을 디뎠다.

당시 위스키 시장을 주도했던 백화양조 계열사 베리나인에서는 위스키 원액에 주정을 섞어 만든 '베리나인골드'를 판매했다. 1984년 100% 위스키 원액 제품인 '패스포트'가 출시되며 베리나인골드 판매가 줄었고, 1985년 베리나인이 오비씨그램으로 합병돼 1987년부터 마케팅부서에서 활약했다.

김 회장은 당시 판매량 1위 제품인 패스포트 브랜드 매니저를 맡으며 마케팅 업무도 본격화 했다. 1989년에는 '발렌타인' 위스키를 국내 론칭하며 발렌타인 브랜드 매니저로 활동했다.

1996년 두산씨그램에서 ‘윈저’ 개발을 맡았고, 2000년 진로발렌타인이 출범하며 마케팅을 도맡았다. 이때 진로발렌타인 주력 제품인 국내 최초 로컬 위스키 ‘임페리얼’을 다시 국내 1위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2005년에는 진로발렌타인이 페르노리카에 흡수되면서 2007년까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부사장을 맡았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를 탄생시키며 저력을 발휘했다.

2013년 다시 외국계 회사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해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을 국내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 시켰다.

2019년 3월 ‘임페리얼’ 독점 총판권을 페르노리카로부터 인수하면서 드링크인터내셔널을 설립해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드링크인터내셔널 본사에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 회장의 철칙 가운데 하나는 ‘제품과 사람의 가치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주어진 여건 속에서 인재를 개발하고 양성하는 데 항상 많은 노력을 해왔고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해왔다”며 “성공보다는 실패를 통해 더욱 많은 것을 배웠고, 두산 씨그램 시절 출시했던 제품 실패 경험이 추후 신제품 출시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사람을 생각하는 김 회장의 마음은 현재 드링크인터내셔널의 인적 구성만 봐도 여실히 증명된다. 데이비드 루카스 회사 고문은 전에 김 회장과 함께 일했던 진로발렌타인스(현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 출신이다. 중견 배우인 윤다훈씨도 드링크인터내셔널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과는 30년 인연으로 호형호제 사이다.

김 회장은 “안정적인 대형 외국계 주류회사를 떠나 수석무역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도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도전이었다”며 “드링크인터내셔널을 설립한 것도 단순히 해외 제품을 국내에 수입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제 일생의 또 하나의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에게도 인생의 큰 고비가 있었다. 지금은 그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 론칭 당시 이야기다.

그는 “처음 대표이사로 근무했던 수석무역이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시기가 고비였는데, 당시 출시했던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으나 수석무역이 진행하던 다른 사업의 어려움으로 인해 신제품이 빛을 보기도 전에 사라질 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당시 신제품을 살리기 위해 무수히 많은 투자자들을 만나 설득한 끝에 제품은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그때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으면서 많이 배우고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임페리얼, 드링크인터내셔널의 미래는?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드링크인터내셔널 본사에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 회장은 임페리얼의 국내 단독 수입 판매권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드링크인터내셔널을 창립하는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그는 “처음에는 회사 조직의 안정화에 주력했고, 지금은 외형적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수개월간의 공백 기간을 잘 극복해 시장 점유율을 많이 회복했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각 지역 상황에 맞는 영업전략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작년에 출시한 뉴트로 위스키 ‘패스포트’ 역시 최근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 특급 위스키인 패스포트는 과거 시장 점유율 50%를 기록한 레전드 제품이다. 김 회장은 여기에 와인까지 새롭게 론칭했다. 그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위스키 한 주종만으로는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와인은 최근 성장하고 있는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브랜드들로 인해 소비자들이 기억하는 브랜드가 몇 개 되지 않아 제대로 된 브랜드 빌딩 사례를 만들어 보려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이 바라는 드링크인터내셔널의 목표는 ‘글로벌 종합 주류회사’로 도약시키는 일이다. 그는 “단순히 해외 주류를 국내에 수입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주류를 개발해 해외에 널리 알리고 싶다”며 “K푸드, K팝, K방역 등 한국의 문화가 세계 문화의 주류가 되어가고 있는 만큼 경험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에 있는 수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주류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회장은 그의 뒤를 따르는 후배 청년 사업가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주변 여건이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한 가지 일에 집중했으면 한다”며 “‘No Pain, No Gain’이라는 명제처럼 수고가 없는 선한 대가는 바라지 말고 사업가 정신을 가지고 본인의 업을 뚝심있게 밀어붙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