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4번째 설 연휴] ①‘비대면 소통’으로 일상 소중함 부각
2021-02-16 08:00
경남 양산 내려가지 않고 靑 관저서 머무르며 일과
설 영상 인사…“새해엔 평범한 일상 간절히 소망”
국민 대표들과 영상통화·반려동물과의 일상 공개
설 영상 인사…“새해엔 평범한 일상 간절히 소망”
국민 대표들과 영상통화·반려동물과의 일상 공개
특히 사상 첫 국민들과의 영상통화로 수화기를 맞댔고, 고향인 경남 양산에 내려가지 못하는 허전함을 애완동물과의 일상으로 달래는 모습을 공개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설 당일인 12일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영상으로 설 인사를 했다.
반려묘 ‘마루’와 함께 등장한 문 대통령 내외는 한복을 차려 입은 채 청와대 상춘재에서 인사말을 건넸다. 휴대전화 동영상 기능으로 직접 촬영하며 문 대통령 내외가 번갈아 메시지를 전하는 형식이 눈에 띄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아내와 함께 설 인사를 올린다”며 운을 뗐다.
이어 “우리 민족에게 가장 경사스러운 명절이 설인데 섭섭한 설날이 됐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가족, 친지들이 함께 모여 묵은 해를 떠나보내고 새해의 복을 서로 빌며 덕담을 나누는 가족공동체의 날이기도 한데 몸은 가지 못하고 마음만 가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만나지 못하니 그리움은 더 애틋해지고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바라는 마음은 더욱 절실해진다”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신 국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송구영신(送舊迎新)을 언급, “설 연휴에도 방역에 노심초사하실 방역진과 의료진들께도 격려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말 그대로 어려웠던 지난 날을 털어버리고 새해에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고 장사도 마음껏 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되찾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가족에게 뿌리는 말의 씨앗으로 우리는 덕담이라는 걸 한다”면서 “덕담의 이야기 꼭 전해주시는 안부전화 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 1년을 생각하면 국민 여러분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의 마음을 드리고 싶다”면서 “설날 아침, 여러분 평안하시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청와대 생활 5년차에 접어든 풍산개 마루와 유기묘 출신 ‘찡찡이’의 근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마루는 문 대통령의 설 인사 영상에도 등장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청와대 녹지원을 지나 상춘재로 이동할 때 마루도 동행했다. 마루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촬영 카메라 렌즈에 코를 갖다대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하면서 경남 양산 사저에서 키우던 마루와 찡찡이를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갔다.
같은 해 7월 유기견 ‘토리’를 입양했고, 2018년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풍산개 암수 한 쌍인 ‘송강’과 ‘곰이’를 선물하면서 청와대에 거주하는 반려동물 숫자는 늘어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관저에서 진행된 국민과의 영상통화를 마친 뒤 참모들에게 청와대 식구들의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다들 나이들이 많다. 찡찡이가 설 지나면 17살 되는데, 사람으로 치면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이라면서 “마루가 15살,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구조된 토리도 꽤 됐다”고 소개했다.
이날 청와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문 대통령이 관저 앞에서 마루를 어루만지고 있고, 곰이도 쓰다듬고 있다. 곰이는 거의 일어서듯 펄쩍 펄쩍 뛰면서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점점 활동이 줄어들고 있어서 안쓰럽다”면서 “시간이 나는대로 산행도 시켜주고 있다”고 했다.
김정숙 여사도 “토리가 처음 왔을 때 관절이 안 좋았는데, 산책을 많이 시켜줬더니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 이날 오전 배우 류준열·이소별, 축구선수 지소연, 헬스 트레이너 양치승 관장, 안광훈 신부 국민 8명과 영상통화를 통해 명절 인사를 나눴다.
약 1시간가량 진행된 통화는 카카오톡의 영상통화 시스템인 ‘페이스톡’ 기능이 활용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용기와 도전이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선정한 분들”이라며 “당초 통화는 30분 예정이었으나 60분 동안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교내 확진 판정을 받은 후배들이 완치 후 등교하던 날 응원 플래카드 등을 기획한 오안초등학교 졸업생 강보름·신승옥·김예지 학생도 문 대통령과 영상으로 만났다. 이들의 미담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전하며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세 학생에게 “병에서 나은 후배들도 거리감 없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데, 그런 아름다운 마음이 어른들에게도 감동을 줬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코로나가 끝나면 뭐가 가장 하고 싶나”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나는 코로나가 극복이 되면 정말로 마스크 벗어던지고 ‘만세’하고 한 번 불러보고 싶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