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백기완 선생 영면...SNS서도 추모 물결
2021-02-15 15:50
향년 89세 일기로 별세...발인은 19일 오전 7시
진보원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5일 향년 89세 일기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 곡'의 원작자인 백 소장은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 생활을 하던 가운데 이날 오전 영면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화운동가 겸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께서 오늘 새벽 우리 곁을 떠났다"며 "그 치열했던 삶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고인은 모진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한 평생 오로지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국민의 인권을 위해 헌신하셨다"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등한 세상 또한 고인의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미 정의당 비대위원장도 "우리 시대 큰 어른으로 눈물과 아픔의 현장을 마다치 않고 자신의 몸을 내던지셨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선생께서 못다 이룬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해 더 매진하겠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서도 추모 열기가 이어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994년 백 소장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기득권들과 맞서 제 몫의 용기를 내고 두려움을 떨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으로 선생님의 뜻을 기리겠다"고 애도했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평생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의 길 틔워주신 그 자리에 저희들 잘 걸어가겠다"고 애도했다.
1932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백 소장은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말의 모태인 장편시 '묏비나리'의 원작자다. 백 소장은 1964년 한일회담 반대 운동에 참여한 뒤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앞장섰고, 1974년에는 긴급조치 1호의 첫 위반자로 옥고를 치렀다. 백 소장은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제헌의회파(CA)' 그룹 추대로 출마했다가 김영삼·김대중 '양김'의 후보단일화를 호소하며 사퇴했다. 그러나 백 소장의 노력에도 단일화는 무산됐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며, 발인은 19일 오전 7시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조화는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