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40년' 초장기 주담대 연내 나온다…3억 대출시 월 원리금 20만원↓

2021-02-14 14:09
청년·신혼부부에 우선 도입…금융위 업무계획

[사진=연합뉴스]


만기가 40년인 초장기 정책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올해 안에 나온다. 청년과 신혼부부에 우선 도입된다. 3억원을 빌리면 매달 원리금이 기존보다 20만원 절감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소비자국 업무계획을 14일 발표했다. 우선 금융위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만기가 최장 40년인 주담대를 도입한다. 매달 갚는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등의 전산 개발을 거쳐 정책모기지에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주담대 만기는 최장 30년이다. 만기가 최대 10년 늘어나는 만큼 원리금 상환 부담액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예컨대 3억원을 이자율 연 2.5%에 빌린다고 가정하면, 30년 만기는 매달 119만원의 원리금을 내야 하지만 40년 만기는 99만원으로 월 부담액이 16% 정도 줄어든다.

이용 계층은 보금자리론 등 현재 운영 중인 다른 정책금융상품과 같을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론은 소득 연 7000만원 이하, 주택가격 6억원 이하 등의 조건에 부합할 때 받을 수 있다.

도입 시기와 관련, 이수영 금융위 가계금융과장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 안에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조속히 도입해 많은 청년과 신혼부부가 정책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금공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30년 만기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한 바 있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청년 전·월세 대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2% 초반 금리로 7000만원 이하의 보증금과 월 50만원 이하의 월세를 지원하는 상품이다. 금리는 시중 평균금리(2.66%)보다 저렴한 연 2.18%이다.

현재 4조1000억원으로 정해진 공급한도를 상반기 중에 폐지해 청년층 수요에 맞춰 충분히 공급하고, 1인당 이용 가능 한도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보증료는 0.05%에서 0.02%로 낮출 계획이다.

분할상환 전세대출도 활성화한다. 전세 기간 동안 대출 이자만 갚는 기존 방식과 달리, 원금도 일부 갚으면 만기상환 때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주금공 외에 민간보증기관(SGI)까지 분할상환 전세보증을 공급하고, 은행별 비대면 채널로 확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오는 7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저신용자 신용대출이 위축되는 등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한다. 서민금융상품 '햇살론17'의 금리 인하 폭을 검토하고, 금리 20%를 넘는 대출은 갈아탈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특례상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설계해 공급하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을 다양화하고, 서민대출 우수 대부업체에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법 위반이 없고 저신용자 신용대출에 주력하는 대부업체에는 자금조달, 영업규제, 제재 측면에서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등 소위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를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불법사금융을 근절하고 피해구제를 지원하는 노력도 이어간다. 검·경·특사경이 대대적인 단속을 하고, 탈세 이득은 박탈한다. 불법추심 차단을 위해 채무자 대리인을 선임하고, 최고금리 초과 지급 이자 반환 소송을 위한 변호사를 지원한다.

지난해 3월 도입 이후 12월까지 채무자대리인 893건, 소송대리 22건이 지원됐다. 소송대리 중 8건은 승소해 초과 지급됐던 이자 1억5600만원을 돌려받았다. 최고금리 이상의 이자를 지급해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금융감독원이나 법률구조공단에 전화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