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에도 건강과 관련해 각종 사건·사고들은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병원 응급실까지 찾게 만드는 가장 빈번한 질환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13일 의학계에 따르면 설 명절 응급실을 찾게 만드는 질환 1위는 장염이다.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설 명절 응급실을 찾은 환자 중 장염 환자가 3711명으로 평소(1385명)의 2.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감기(2714명), 폐렴(1789명), 염좌(1386명), 복통(1351명) 순으로 나타났다. 공식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2019년과 지난해에도 겨울철 장염 환자는 증가추세인 것으로 예상된다.

명절에는 육식을 중심으로 과식을 할 우려가 있다 보니 소화 불량과 급체로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게 되면 위장 소화 능력이 저하돼 소화되는 시간도 길어져 위·식도 역류를 유발할 수 있고 장염으로 배탈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하면서 개인 위생과 마스크 착용이 정착돼 겨울철 질환인 독감이나 감기 등 호흡기 감염 질환은 예년에 비해 현저히 감소한 반면, 분변과 구강 경로로 전파되는 노로바이러스와 식품 매개성 세균성 장염환자는 느는 추세다. 겨울철 순환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소화기능 저하 현상이 우려되는 관계로 장염 등 관련질환의 경계가 필요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손 씻기, 손 소독이 생활화되어 있어서 세균과 바이러스 등 장 염증을 발생하는 질환 예방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지난 1월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 겨울철 식중독 원인체인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장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문정락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부속 소화기병원 과장은 "장염 주요 증상은 심한 복통과 어지럼증, 발열, 변이나 토사물에 혈액이 보이는 경우 등이며 증상이 지속하거나 평소 위장질환과 만성질환자라면 빠르게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과장은 "장염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충분한 수분 공급이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명절 음식으로 인한 질병 발생률이 가장 큰데, 명절에는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어 놓고 보관이 불량한 상태에서 재가열해 먹는 경우 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을 장만하고 보관할 때도 위생 관리와 저장 온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상온에 음식을 방치하면 장염을 일으키는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이 번식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또한 명절 음식 조리 방법에도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요리할 때 기름 사용량을 줄이고 굽거나 튀김 조리보다는 찌거나 데치는 방식으로 조리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

전문가는 장염 예방을 위해선 적당한 양의 음식 섭취와 철저한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과장은 "장염은 성인과 아이들에게도 모두 발병할 수 있어서 설 명절 기간 꼼꼼한 손 위생과 함께 과식을 삼가고 개인 접시를 사용해 본인이 먹는 양을 확인하면서 식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조리 중 베이거나 화상 입기도 

장염 외에도 설에는 다양하고 많은 음식을 조리하다보니 요리하는 과정에서 칼에 베이거나 화상 등을 입기도 한다.

칼이나 가위 등 날카로운 물체에 의해 열상을 입었다면 우선 식염수 등으로 상처를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그런 다음엔 지혈이 중요하다. 대개의 모세혈관 손상에 의한 출혈은 5~10분 정도의 압박으로도 멈추지만 일시적으로 지혈된 부위는 완전히 치유가 된 것이 아니므로 다시 피가 날 수도 있다.

열상이 깊은 경우 혈관손상으로 인해 계속적인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소독 후 거즈나 붕대를 이용해 압박 지혈을 하며 방문하는 것이 좋다.

조리시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화상을 입었다면 즉시 화상부위를 수돗물로 약 10~20분간 차갑게 만들어줘야 한다. 화상을 입은 직후 몇 시간 동안 냉각을 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