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평창평화포럼] 팬데믹, 취약계층에 더욱 큰 어려움...민주적·평등 대처 필요"

2021-02-09 11:27
글로벌 시민단체 '나마티', '2021 평창평화포럼' 참여
소니아 박 "법·제도 비작동...사회적 약자에게 큰 영향"
"코로나 팬데믹, 모든 사람 똑같은 피해 겪는 것 아냐"

글로벌 시민단체 '나마티(NAMATI)'의 소니아 박 대외협력팀장이 9일 '2021 평창평화포럼'의 '코로나19로부터의 복원력 강화를 위한 SDG(지속가능발전목표)16의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2021 평창평화포럼' 생중계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속에서 국가들의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시민활동가들이 관련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글로벌 시민단체 '나마티(NAMATI)'의 소니아 박 대외협력팀장은 9일 '2021 평창평화포럼'의 '코로나19로부터의 복원력 강화를 위한 SDG(지속가능발전목표)16의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박 팀장은 우선 나마티에 대해 "'구조적 불평등과 불합리로 인한 고통 받는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일상과 동떨어진 소수 전문가 집단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힘으로 법과 제도를 이해하고 법·제도 개선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과 비전에서 출발한 단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 그리고 그것을 운영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게 사회적 약자들"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위험을 아주 적나라하게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싶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 문제를 말할 때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병상 및 백신 확보의 중요성 이런 보건의료 관점에서 많이들 얘기하고 대처한다"면서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모든 사람이 똑같은 정도의 피해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한국도 외국도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거리에 나앉는 것은 고용이 불안정한 일용직, 비정규직 근로자들"이라며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이동 제한 조치가 시작되며 도움을 청할 방법이 줄었다"고 우려했다.

또 "제가 사는 미국에서는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발전소 또는 공장시설이 밀집된 지역에 사는 유색인종이나 저소득층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치사율이 상당히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이런 사례는 결국 팬데믹 이전부터 존재했던 여러 제도적 불평등 문제가 팬데믹 상황에서 누가 제일 고통받는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박 팀장은 "이처럼 거대하고 동시다발적인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술적 행정이 의도적으로든, 비의도적으로든 닿지 못하는 계층이 발생하기 마련"이라면서 "그런 계층이 이미 깊은 신뢰를 하고 있고, 또 그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가진 시민활동가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안전장치"라고 말했다.

더불어 케냐에서 활동 중인 한 시민단체의 활동을 소개하며 "방역을 핑계로 일어나는 여러 인권 사례 침해를 꼼꼼히 모니터링(관찰)하고 피해자들을 돕는 활동을 시작했다"며 "생계수단이 끊긴 사람들에게는 긴급 지원 제공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 가지 사례지만 전 세계 곳곳에서 시민활동가들이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팬데믹 대처를 위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또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고 하지만 전 세계에 균등히 보급되기에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고, 팬데믹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양극화와 불평등 해결에도 장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래서 저희는 민주주의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시민활동가들의 역할이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 환경과 기후, 여성,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리걸 임파워먼트(법적 권한 부여 주체)로 일하고 있는 시민활동가들에게 유연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식의 펀드(기금)를 새롭게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시민의 힘으로 만든 한국 민주화와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이 보여준 굉장한 행정력과 시민의식이 전 세계적으로 귀감이 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리더십이 국제적으로 빛을 발하는 데 저희 나마티나 '리걸 임파워먼트 기금'이 한 채널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