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바람 불자, 직주근접 아파트 가격 '껑충'

2021-02-09 08: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서울에서 회사근처인 판교로 거주지를 옮긴 30대 김모씨는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였지만 출퇴근 왕복 3시간을 하면 피로가 가시질 않았다"며 "이사 후 하루 한 시간씩 더 자고 있고 퇴근 후 여가생활도 한 시간씩 더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출근 전 시간과 퇴근 후 나만의 시간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직장인들의 수요가 커지며 직주근접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일대에 위치한 '광교호반베르디움' 전용 84㎡ 타입은 지난해 11월 11억원에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동일평형 매물이 2019년 12월 9억1000만원에 매매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9000만원이 상승한 것이다. 이 단지는 인근에 삼성디지털시티와 삼성전기 수원사업장이 위치해 있으며 삼성전자 공업단지도 가까이 있다. 차량 이용 시 약 10~15분대 이동이 가능한 직주근접 단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일대에 위치한 '봇들1단지판교신미주'도 전용 82㎡ 타입은 지난해 11월 15억5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이는 동일평형 동일 층 매물이 지난해 6월 12억33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3억1700만원이 상승한 가격이다.

이 단지는 판교테크노밸리와 인접해 있고 차량 이용 시 약 9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도보로 이동 시 30분 안쪽으로 이동할 수 있어 직주근접이 가능한 단지다.

전세가격도 뛰었다. 지난 1일 발표한 한국부동산원 월간 전국 주택 종합 매매가격을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종은 정부청사 인근 직주근접 수요가 있는 행복도시 위주로 전세가격이 지난달에 비해 5.48% 올랐다. 울산지역도 학군수요가 있거나 직주근접성 양호한 지역 위주로 지난달 대비 전세가격이 1.52% 상승했다.

업계는 직주근접 단지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 예상한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로의 변화와 함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직주근접 단지 인기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 2019년 발표한 '2019 사회조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일과 가정생활을 비슷하게 여긴다는 응답이 44.2%로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42.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을 우선시한다는 비율은 2011년 54.5%였다. 2019년 42.1%와 비교해 12.4%포인트 높은 수치였다. 일을 우선시하던 사회에서 워라밸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사회로 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