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쿼드 정상회담 개최' 보도 부인...갈길 먼 아태 '반중' 군사동맹

2021-02-08 15:26
전날 교도·산케이 개최 임박 보도..관련 논의 여부는 언급하지 않아
印정부 승인·중국 반발 여부 문제인 듯...印 입장에 쿼드 미래 달려

미국이 결성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의 첫 번째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온지 하루 만에 사실무근이라는 해명이 나왔다. 다만, 해당 정상회담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인지, 논의 중 무산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사진=EPA·연합뉴스]


8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 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전날 교도와 산케이신문 등의 보도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대한 답변이었다.

해당 보도는 미국과 일본, 호주 정부가 제1회 쿼드 정상회담을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것을 논의 중으로 인도 정부의 개최 동의 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전날 보도 역시 정상회담 개최가 임박했다는 의견과 함께 각국의 입장 차로 개최가 늦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해 보도가 엇갈린 상태였다.

전날 교도는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결속을 다지기 위해 정상회담 추진을 주도하고 있지만, 다른 3개국과 대(對)중국 정책의 차이를 보이는 인도 등 각국이 이에 온도차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가토 장관은 쿼드 정상회담 개최 논의가 실제 있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 논의 중 개최가 무산한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아무런 논의가 없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긴 어렵다.

다만, 가토 장관은 "우리나라(일본)로서는 미국·일본·호주·인도를 포함해 다양한 기회에서 더 많은 국가와의 연계를 한층 깊게 하면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목표로 나아가겠다"면서 쿼드 협력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미국 행정부가 주도해 결성한 쿼드는 현재까지 2019년 9월 미국 뉴욕과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두 차례의 외무장관 회의만 개최했을 뿐, 아직까지 단 한 차례의 정상회담도 개최하지 않았다.

특히, 쿼드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4개 회원국이 '중국 견제'에 대한 결속을 다지고 회원국 확장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측 전문가들의 쿼드가 완전한 군사동맹으로 자리잡기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면서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같은 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쿼드'를 '아시아판 미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로 발전시키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오랫동안 '비동맹 외교'를 고수해온 인도의 적극적인 참여 정도에 의문을 던졌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학 교수는 SCMP에서 "중국에 대항한 인도·태평양 안보 동맹은 미국의 변하지 않는 대중국 전략이기 때문에 쿼드 정상회담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영국도 쿼드 참여에 관심을 보인 만큼 쿼드가 미니 나토로 성장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스 교수는 그러면서도 "인도는 미국의 파트너일 뿐 동맹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쿼드의 완전한 구축에서 인도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가 쿼드 4개국 유일하게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기에 중요도가 크지만, 인도의 역할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특히, 매체는 인도군이 러시아산 무기와 장비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미국 주도의 방위조약에 일본이나 호주처럼 순조롭게 통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집권 이후 인도는 미국과의 밀착 관계 형성에 나선 데 이어 지난해 6월 이후 인도와 중국이 국경 분쟁을 겪고 있는 접경 지대에서 군사 충돌까지 일어나면서 미국과 인도의 밀접 접촉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6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쿼드 외무장관 회의. 왼쪽부터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