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를 만든 의혹을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 대한 1심 판단이 오는 9일 나온다. 8일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분식회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성용 전 사장에게 1심 선고가 내려진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1부(김선희·임정엽·권성수 부장판사)는 9일 오후 2시 김 전 장관과 신미숙 전 비서관에 대한 1심 선고기일을 연다.

두 사람 기소 이후 1년 9개월여 만에 나오는 법원 판단이다. 재판부는 애초 이달 3일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으나 추가적인 기록 검토를 위해 이날로 연기했다.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2017년 12월~2019년 1월 사이 박근혜 정권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15명에게 사표를 내라고 요구하고, 실제 13명 사표를 받아낸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공모직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장관이 내정한 후보자가 임명되게 지시를 내리는 등 채용 비리에 개입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두 사람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현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과 낙하산 인사 근절을 천명했지만 코드(성향)에 맞지 않으면 법률상 신분 보장도 무시하고 자리에서 내쫓거나 낙하산으로 선발하는 게 확인됐다"며 "사안이 매우 무겁다"면서 이같이 구형했다.

김 전 장관 측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재판 내내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해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했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8일 오후 3시 대규모 회계분식과 채용비리 등 혐의를 받는 하 전 KAI 사장 1심 선고가 나온다.

하 전 사장은 2013년~2017년 1분기 사이 경영실적을 올리려고 선급금을 과다 지급하고 손실충당금과 사업비용을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매출액 5358억원·당기순이익 465억원을 분식회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면접심사 등 회사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하 전 사장은 2013년 10월부터 2016년 10월 사이에 청탁을 받고 서류전형에 탈락한 지원자 15명을 합격 처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2011년 12월~2017년 5월 방위사업청과 전투기 'FA-50' 계약을 체결하면서 부품 견적서를 위조해 원가를 부풀리는 방법 등으로 방위사업비 129억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기업범죄에서 볼 수 있는 범행을 망라해 죄질이 불량하고 중대하다"며 하 전 사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KAI 심모 재경본부장에 징역 8년, 이모 국내사업본부장에 징역 6년 등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임직원들에겐 징역 6월~징역 8년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