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이상 집합금지로 서울시 이동량·확진자 감소...높아진 코로나 피로도는 과제

2021-02-07 09:00
KT, 코로나19 발생 1년 맞아 서울 유동인구·확진자 빅데이터 분석
3차 대유행 거리두기 조치 전부터 유동인구 줄어 "학습효과 반영"
5인 이상 집합금지 시작되자 이동량 급감...확진자도 소폭 줄어
"피로감과 경제 활성화 고려한 섬세한 방역대책 필요"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실시한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를 꺾는 데 효과를 발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가 급증하면 유동인구도 급격히 줄었던 1·2차와 달리, 3차 대유행 때는 유동인구 감소 속도가 완만해져,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민 피로도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KT는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시기(지난해 2~12월)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7일 공개했다. 분석은 KT가 보유한 통신 기지국 위치정보를 통한 서울시 유동인구 데이터와, 소셜미디어(SNS), 뉴스의 코로나 언급량 등의 소셜버즈(buzz) 데이터를 확진자 증감 추이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KT는 가입자 단말과 KT 통신 기지국 간 실시간 송수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동인구 수를 추출했으며, KT 가입자 데이터를 서울시 인구 기준으로 보정해 서울시 전체 유동인구 추이를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5인 이상 집합금지 시행 직후 서울시의 유동인구와 확진자수 모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합금지 조치 4일 전까지만 해도 성탄절 연휴를 맞아 서울시의 유동인구는 소폭 늘어나는 추세였다. 연말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시점에 맞춰 시행된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되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KT 측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효과를 데이터로 증명한 것은 이번 조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3차 대유행(11~12월)으로 정부 방역지침이 내려지기 전부터 서울시민들은 확진자 증가 추이를 살피며 자발적으로 이동을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3차 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한 달 전(10월 2일~11월 24일) 서울시 유동인구 추이를 살펴보면, 확진자 증가에 따라 서울시 유동인구도 조금씩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1차(2~4월)와 2차(8월) 대유행 때와 달리, 3차 대유행 시기 유동인구의 감소 속도는 조금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1차와 2차 대유행 때는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 유동인구도 급속히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3차 때는 확진자가 증가해도 즉각 유동인구가 감소하지는 않았다.
 

[사진=KT 제공]


실제로 KT가 3차 대유행 기간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내 '코로나' 키워드의 언급량(버즈량)도 함께 분석한 결과 1,2차 대유행 때보다 감소했다. KT는 "장기간 진행된 방역조치에 따라 시민들 사이에 학습효과가 생긴 반면, 피로도도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KT가 서울시 지역구 별로 확진자수와 유입인구량도 비교분석한 결과, 다른 지역구로부터 인구유입이 많은 지역구는 확진자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구 인구 유입이 가장 많은 중구와 종로구의 확진자 비율은 각각 0.18%, 0.21%로, 서울시 내에서 확진자 발생비율도 가장 높았다. 반면 타지역으로 이동해 나가는 인구가 많은 강동구(0.08%), 강북구(0.1%) 등은 발생비율이 적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발생 1년을 맞아 KT 미래전략추진실 내 디지털&바이오헬스케어 TF가 실시한 결과다. 디지털&바이오헬스케어TF는 지난해 말 설립된 구현모 대표 직속 조직으로, KT의 핵심 역량인 AI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감염병 진단 등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신사업을 추진하는 부서다.

또한 이번 연구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함께 진행 중인 감염병 대응 솔루션 개발의 일환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 KT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약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향후 3년간 KT는 인공지능(AI) 기반 감염병 조기진단 알고리즘과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경로 예측모델을 개발한다. KT 관계자는 "현재는 코로나 연구에 집중하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독감 등 다양한 유행성 감염병의 확산모델로 연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욱 KT 미래가치추진실장 부사장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코로나 확진자 추이와 유동인구 변화를 볼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세밀한 방역정책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KT는 국민의 안전과 방역에 모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익한 빅데이터를 계속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