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 새해 첫 14일물 역레포 가동...유동성 순공급 '0'

2021-02-04 14:34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유동성 '팽팽한 균형' 유지
춘제 연휴 앞두고 추가 유동성 공급 전망도

 

[사진=인민은행]


중국 인민은행이 4일 단기자금 시장에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14일물을 새해 처음으로 가동했다. 11일부터 이어지는 일주일 장기 춘제(중국 설) 연휴를 앞두고 유동성 안정을 위한 조치다. 다만 이날 만기도래하는 유동성을 감안하면 순공급한 유동성은 '0'이었다. 시장은 춘제 연휴를 앞두고 시중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추가 유동성 공급을 기대하는 눈치다. 

◆ 새해 첫 역레포 14일물 가동···다만 유동성 순공급 '0'

인민은행은 이날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역레포 14일물 1000억 위안어치를 공급했다. 인민은행이 역레포 14일물을 공급하는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가 춘제 전 유동성 안정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날 시장에 공급한 역레포 물량은 춘제 연휴가 끝난 직후인 18일 만기가 도래한다.

다만 이날 만기 도래한 역레포 물량이 1000억 위안으로, 사실상 순공급한 유동성은 '제로(0)'였다. 유동성을 조이지도 풀지도 않은 것이다. 

이에 중국 단기 금리 지표 중 하나인 상하이 은행간 대출금리(Shibor 시보)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시보 금리는 앞서 인민은행의 유동성 순공급에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었다. 

이날 하루짜리 초단기 대출금리를 뜻하는 오버나이트 금리는 2.075%로 올랐다. 전날보다 21.6bp(1bp=0.01%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날 7일물, 14일물 금리도 각각 2.324%, 2.644%로 소폭 올랐다. 

◆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유동성 '팽팽한 균형' 유지

인민은행은 올 들어 줄곧 공개시장조작에서 역레포 7일물 거래에만 의존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해왔다. 

특히 1월 말에는 이례적으로 유동성을 약 58조원 어치 순회수했다. 인민은행이 보통 월말, 특히나 춘제(중국 설) 연휴를 앞두고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고려해 유동성을 투입하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이었다. 시중 유동성 경색 우려가 커지며 단기 자금 금리가 약 3%까지 치솟고 중국 주식시장은 폭락했다. 

이를 놓고 시장은 그동안 시중에 과다하게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주식 등으로 유입돼 자산 버블 리스크 우려가 커지자 인민은행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봤다. 

인민은행도 시중 유동성이 부족하지도 넘쳐나지도 않는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할 것임을 강조하며 연일 공개시장 운영을 통해 유동성을 풀었다 조였다를 반복하고 있다. 

쑨궈펑 인민은행 통화정책사(司, 국) 사장도 최근 '중국금융' 잡지에 실린 기고문에서 "중국 통화정책은 '안정'을 최우선으로 전략적 침착성을 유지할 것"이며 "좌우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 회복과 리스크 예방 사이에서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선 인민은행의 유동성 회수가 통화정책 정상화의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갑작스런 긴축으로의 전환은 없을 것이며 통화정책의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란 게 인민은행의 입장이다. 

타이핑양 증권도 "단기적으로 중국내 유동성이 경색된 것은 시장의 유동성 완화 기대감을 누그러뜨리고 투기세력을 억제하기 위함"이라며 "동시에 통화정책을 갑작스럽게 긴축으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춘제 연휴 앞두고 추가 유동성 공급 전망도

이러한 가운데 인민은행이 춘제 연휴를 앞두고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톈펑증권은 "현재 중국 춘제 연휴를 앞두고 최대 1조 위안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최근 자산 버블 우려가 수그러들고 춘제 연휴가 다가오면서 인민은행이 유동성 투입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유동성은 너무 과다하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이 춘제 연휴를 앞두고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자금을 추가 투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0억 위안어치 MLF 물량이 춘제 연휴 마지막 날인 17일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에 대비해 미리 MLF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광다증권은 인민은행이 춘제 연휴가 끝나는 18일에야 비로소 MLF를 가동해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