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클라우드사업 11년만에 분기 흑자전환…구글엔 밀렸다

2021-02-03 23:17
작년 4분기(회계연도 3분기) 클라우드 매출 50% 증가
20억4400만위안 손실…조정EBITDA 2400만위안 흑자
분기 매출 기준 미국 AWS·MS·구글클라우드 이어 4위
2019년 가트너 퍼블릭클라우드 조사 기준 3위서 밀려

중국 상하이 알리바바 본사 건물에 부착된 알리바바 로고. [사진=EPA·연합뉴스]

세계 클라우드 시장 4위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사업 11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실적에서 이익을 냈다. 미국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클라우드의 공세에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알리바바그룹은 2021 회계연도 3분기(2020년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번 분기 그룹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7% 증가한 2210억8400만위안이다. 이는 중국 내 리테일커머스 부문과 클라우드 부문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클라우드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0% 증가한 161억1500만위안을 기록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이 부문이 운영 이래 처음으로 조정 세전영업현금흐름(Adjusted EBITDA)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 액수는 2400만위안이다.

우웨이(武衛) 알리바바그룹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이번 분기에 조정 EBITDA 흑자를 달성했으며 차이냐오 네트워크도 영업현금흐름 흑자를 달성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왔던 알리바바그룹의 전략이 성과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클라우드 사업은 지난 2009년부터 있었다. 비즈니스를 운영한지 11년만에 손실을 보는 사업에서 이익을 내는 사업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다만 일반적인 이익 표인 '영업이익(손실)' 기준으론 여전히 20억4400만위안 손실을 냈다.

전년도 같은 분기인 2019년 4분기 알리바바클라우드의 실적을 보면 매출 107억2100만위안, 영업손실 18억2200만위안, 조정 세전영업현금흐름 3억5600만위안 적자를 기록했다. 조정 세전영업현금흐름이 흑자전환한 것 외에도 영업손실 확대 규모가 매출 증가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런 추세로 본다면 조만간 영업손실이 이익으로 바뀔 수 있다.

비슷한 추세를 미국 회사인 알파벳의 클라우드 사업 자회사인 구글클라우드 실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날 알파벳도 구글클라우드의 실적을 처음으로 별도 공시했다. 구글클라우드의 작년 4분기 매출은 38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6% 증가했는데 이익을 못 냈다. 영업손실이 4% 늘어 1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영업손실 증가율은 두자릿수다.

구글클라우드의 경우 영업손실이 줄지 않는 이유는 선두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한 발 앞서 있는 MS를 추격하기 위한 투자 때문이다. 클라우드 기술영업 인력과 영업망을 확충하고 차별화된 기술개발 등에 돈을 퍼붓고 있다는 뜻이다.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오랫동안 적자사업으로 운영된 배경도 이와 유사할 수 있다.

미국 IT미디어 테크크런치 보도에 인용된 IT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자료 기준으로는 알리바바클라우드가 2019년 AWS와 MS에 이어 세계 9% 점유율을 가진 퍼블릭클라우드 업체였다. 이번 분기 매출만 놓고 보면 구글클라우드는 4조2400억원, 알리바바클라우드는 2조7800억원으로 구글클라우드 쪽이 우위에 있다.

향후 관건은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이익을 유지하면서도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할 것인지 여부다. 투자의 규모에 따라 다시 이익보다는 적정선의 손실을 유지하면서 저변 확대와 매출 성장을 꾀할 수도 있다.

장융(張勇) 알리바바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며 중국 클라우드 시장의 잠재력을 입증했다"며 "알리바바그룹은 소비자와 사회적 발전을 위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알리바바그룹 주요 사업인 커머스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8% 증가한 1955억4100만위안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국 내 리테일커머스 매출은 39% 증가한 1536억7900만위안을 기록했다. 물류 부문 차이냐오 네트워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113억6000만위안을 기록했고, 차이냐오의 영업현금흐름도 흑자를 냈다.
 

[사진=알리바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