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우쳤으니 괜찮아? 중학생 딸 '원산 폭격' 학대한 부모 벌금형
2021-02-03 14:01
과거 군대에서나 있을 법한 '원산폭격' 가혹행위를 저지른 비정한 부모에게 벌금형의 가벼운 처벌이 내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오랜기간 학대를 받아온 딸이 처벌을 원치않고, 부모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2일 인천지법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4·여)씨와 B(47·남)씨 부부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이들 부부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인천시 중구 자택에서 중학생 딸 C(15)양을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C양의 안경을 발로 밟아 부러뜨리면서 "말을 안 들을 때마다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없애 버릴 것"이라고 폭언을 했다.
아버지인 B씨는 C양 위로 올라타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학대를 했다. 비명을 지르는 딸의 입을 한 손으로 막고 다른 손으로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숙제를 안 했다며 집 밖으로 내쫓아 맨발로 30분 이상 현관 앞에 서있게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재판에서 부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낸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을 상대로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가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도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징역 6월~1년 6월을 기본 양형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
재판부의 이 같은 판결을 접한 누리꾼들은 "법원이 미쳤구나", "대체 무슨 잘못을 해야 원산폭격 처벌까지 하나", "어린아이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그 긴 시간을 참아냈을까"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A씨 부부에 대한 1심의 양형이 지나치게 낮아 부당하다며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