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용 SK하이닉스 부사장 “저전력 반도체로 탄소배출 줄인다”

2021-02-03 15:22
'세미콘 코리아' 기조연설..."메모리 기기 개발 땐 사회적 책임 다해야"

SK하이닉스가 반도체장치, 시스템 온 칩(SoC), 메모리, 소프트웨어 등 각 분야와 학계 등에서 전방위적인 협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3일 온라인으로 개막한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21’에서 첫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차선용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열린 혁신)을 통해 에너지솔루션을 찾아가는 게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부여된) 사회적 역할”이라며 이와 같이 주장했다.

차 부사장은 최근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동시에 인공지능(AI), 5G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 속도도 빨라져 앞으로 5년 이내에 정형데이터 생산량이 현재의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데이터는 메모리 장치에 저장되는데, 대표적인 게 데이터센터”라며 “데이터센터는 앞으로 매년 15% 수준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렇게 폭증하는 데이터를 소비하는 데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2030년이 되면 동영상 스트리밍이 전 세계 전력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4.1%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환경단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영상을 30분 시청하기 위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1.6㎏이다. 자동차가 6.3㎞ 주행할 때 발생하는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차 부사장은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전력소모량이 늘고 이로 인해 환경이 영향을 받는다면, 메모리 기기를 개발할 때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제적 가치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SK그룹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 관점에서 메모리 산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업계는 이런 고민에 대한 해답을 성공적으로 찾아왔다. 실제 반도체 업계는 지난 30년 동안 미세화, 적층 기술 등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차 부사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는 세대마다 10%가량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가능케 했다”며 “데이터센터에서 하드디스크를 SSD로 전환하거나, D램 종류를 DDR4에서 DDR5로 전환하는 경우 이를 합쳐 4TWh 정도의 전력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4TWh는 국내 모든 가정이 한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반도체 업계는 앞으로도 이런 획기적인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HBM이나 ULM과 같이 기존의 제품보다 성능·용량이 크게 향상되면서도 전력 소모는 줄이는 제품들이 계속 개발될 전망이다.

차 부사장은 이와 같은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제품을 소개하며 “다양한 솔루션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활동을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부사장이 3일 온라인으로 개막한 ‘세미콘 코리아 2021’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제공]